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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Bitcoin은 견고한 돈인가?

2021.11.27 (토)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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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프레드릭 하이에크(Friedrich Hayek)는 「화폐의 탈 국유화 Denationalization of Money, 1976」라는 책을 저술했다. 그는 경쟁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하는 민간이 발행하는 화폐가, 정부가 독점적 권한을 갖고 공급하기 때문에 진화하지 않는 법정화폐보다 우수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I am more convinced than ever that if we ever again are going to have sound money it will not come from government. It will be issued by private enterprise.

나는 우리가 다시 건전한 돈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견고한 돈은 민간 기업에서 발행될 것입니다.

- Friedrich Hayek, 1977

하이에크는 그의 저서에서 ‘Sound Money’ 혹은 ‘Honest Money’를 강조하였다. 직역해보면 견고한 돈, 건전한 돈, 혹은 정직한 돈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견고한 돈이란 무엇이고, 그는 왜 그것을 강조한 것일지 궁금해진다. 돈이 건전하면 어떻고, 그렇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일까.

오늘날 우리는 법정화폐(Fiat Currency) 시대를 살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법정화폐다. Fiat는 “정부 법령에 의해”를 의미한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 정부의 법에 의해 화폐로 선언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과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 미국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확보하였고, 달러화는 세계통화가 됐다.

그러나 달러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해온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 FED에 의해 ‘경기부양’과 ‘금융위기 해소’라는 명분으로 달러화가 남발되어 왔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 때면 매번 달러화를 찍어내 사회에 살포하였다. 근래의 예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초래한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양적완화 조치를 들 수 있다.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고, 중앙은행 FED는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달러화를 사회에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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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발행한 달러화는 은행권으로, 사회로, 전 세계로 확산된다. 대량으로 살포되는 달러공급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서구 주요 선진국도 자국 통화를 추가로 발행하여 대응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주요국에 빚이 증가하고, 화폐의 초과 공급이 만연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매년 추가로 공급되는 화폐는 주요 도시의 부동산의 값을 앙등하게 만든다. 미국의 S&P500 ETF와 같은 금융자산의 값은 매년 15% 이상씩 우상향으로 지속 성장하게 된다. 이런 자산을 소유할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는 커다란 부의 간극이 생긴다.

초과 공급되는 법정화폐의 양만큼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는 투기시장은 커지게 된다. 반면에 근면함과 성실함 등에 근거한 정직한 노동의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지식 추구 활동이나 기업 활동도 위축되게 된다. 즉, 어떤 노동활동이, 어떤 지식추구활동이, 어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매년 15%씩 성장하는 S&P500보다 높은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정직한 돈이 공급되는 사회에서는 기업이 투자를 한다. 정직한 노동과 지식추구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튼튼하게 성장한다. 돈의 과잉 공급이 없으므로 투기와 거품 시장이 생겨나지 않는다. 투기 시장이 사라지므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직한 노동과 지식추구 활동을 통해 안정된 삶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금은 수천 년 동안 정직한 돈으로 사용되었다. 정직한 돈은 교환 수단, 가치 척도, 가치 저장과 같은 유용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다. 금은 쉽게 생산할 수 없다. 단 1g의 금이라도 새롭게 생산하려면 누군가 오랜 기간 동안 매우 열심히 일해야 한다. 금을 생산하는 유일한 방법은 땅에서 채굴하는 것뿐이다.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금은 모두 이미 채굴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금을 채굴하려면 더 깊이 땅을 파내야 한다. 금을 생산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희소성이 금의 주요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금은 ‘건전한 Sound’ 화폐로 사용되었다.

미국은 금본위제를 채택했었다. 즉, 1온스의 금이 35 US 달러에 고정되어 있었다. 프랑, 파운드, 엔과 같은 서방 세계의 통화도 미국 달러에 고정되었다. 그러므로 전 세계 서방 선진국의 모든 통화는 금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전 세계 주요국의 화폐는 정직한 돈이었다. 제37대 미국 대통령 닉슨은 1971년 8월 15일에 금본위제(Gold Standard)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하여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 이후로 부의 양극화가 진행되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을 발행하고 비트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컴퓨터 네트워크다. 이 네트워크에는 인터넷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수백만 대의 컴퓨터가 속해 있다. 각 컴퓨터에는 연산을 할 수 있는 컴퓨터칩과 데이터 저장소가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수십만 명의 개발자가 속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관리한다.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는 ‘건전한 글로벌 디지털 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에서 글로벌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을 발행한다. 타임스탬프가 찍혀 있는 블록(하나의 파일)을 만든다. 각 블록은 비트코인을 주고받는 거래를 담고 있다.

각각의 블록은 작업 증명이 첨부되어 있어야 형성이 된다. 현재 작업증명은 강력한 컴퓨팅, O(1020) hashes per second 정도의 해시 파워를 필요로 한다. 핵심만 말하면 하나의 새로운 블록을 만드는데 천문학적인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 100s TWh 정도의 에너지를 매년 소비한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한 해에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과 비슷하다. 10분마다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새롭게 발행한다.

즉, 각 비트코인은 타임스탬프가 찍혔던 그 시점에 네트워크에 속한 수백만 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얻은 결과물이다. 즉, 비트코인은 누군가가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의 결정체(디지털 금)인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인 두 가지 자산은 시간과 에너지이다.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는 것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노력을 해야만, 무언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타인이 유용하게 가져다 쓰고 싶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결과물은 타인에게 유용할 수 있으므로, 시장에 내다 팔수 있다. 그렇게 번 돈은 축적할 수 있다. 저축한 돈으로 추후 내가 필요로 하는 재화나 용역을 타인으로부터 구매하여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이가 건전한 돈을 저축하여 갖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과거에 사회에 속한 다른 이에게 유익한 일을 정직하게 수행했음을 의미한다. 건전한 돈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열심히 일하고 그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전한 돈이 있으면 다른 사람을 고용하여 그에게 내가 원하는 일을 시킬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점유하여 살고 있는 멋진 곳의 집을 구매하여 나와 내 가족이 들어가 살 수 있다. 건전한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불로소득은 사라지고 근로의 가치와 지식 추구 활동이 제고된다.

건전한 돈은 아무리 큰 정부라고 할지라도 찍어낼 수 없다. 개인은 건전한 가치 창출 활동을 통해 건전한 돈을 저축하고, 그 돈을 지킬 수 있다. 어떤 정부도 돈을 찍어내서 내가 저축한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 빼앗아 갈 수 없다. 타인의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나도 타인을 위해,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국민의 돈을 얻기 위해서는 신뢰받을만하고, 믿음직하고, 민첩하고 영민한 국가 서비스를 자국민에게 제공해야만 한다.

비트코인은 이미 주요 선진국으로부터 자산(저축 및 투자의 수단)의 지위를 획득했다. 엘살바도르(El Salvador)는 지난 9월 7일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곧 비트코인 선물 ETF 승인할 것’이라는 기사를 발표했다.

과연 비트코인이 하이에크가 말했던 견고한 돈 일까? 필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 수많은 비트코인 하드포크가 나와서 서로 경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견고한 돈 서비스가 나와서 서로 경쟁을 하고,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이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하이에크가 말했던 견고한 돈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공급하여 우리 사회를 더욱 건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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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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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암스텔

2021.12.16 22:28:24

대단한 선견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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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김

2021.11.29 22:09:02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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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스노우

2021.11.29 22:08:5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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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파파

2021.11.29 19:28:10

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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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2021.11.29 16:36:49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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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두

2021.11.29 16:11:36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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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ton

2021.11.29 09:42:4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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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슈

2021.11.28 23:51:2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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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friends

2021.11.28 23:50:34

ㅁ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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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lsky02

2021.11.28 22:27:2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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