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스웨덴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글로벌 결제 생태계가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1021년 5월 13일 네이버가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를 통해 한국은행이 2021년 하반기 시작하는 CBDC 모의 실험에 참여하기로 하고 준비팀을 발족시켰다. 이에 따라 디지털화폐 관련주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CBDC란 무엇인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과는 달리 CBDC는 중앙은행에서 발행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 민간 암호화폐와는 달리 법정통화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동일한 법적 지위도 가진다.
한국은행도 CBDC 개발을 위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가상환경에서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한다. 한은은 CBDC 모의실험 시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한 CBDC가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할 3대 기본원칙을 따를 예정이다.
BIS의 CBDC 관련 3대 기본 원칙은 ▲CBDC 발행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 정책 수행을 저해하지 않을 것 ▲현행 중앙은행 통화와 상호 보완적 관계를 맺으며 동시에 민간통화(상업은행 계좌 등)와는 공존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 ▲지급결제 부문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 등이다.
한국은행은 총 3단계의 연구 추진 단계를 설정했다. 현재는 마지막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파일럿테스트 추진’ 단계이며 CBDC 모의실험에서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CBDC 생애주기별 처리업무와 함께 송금, 대금결제 등의 서비스 기능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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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황은 어떨까
각국이 CBDC 개발과 도입에 주력하는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들은 한은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향후 세계 각국 CBDC 사업까지 진출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 해당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에서는 네이버 라인을 시작으로 카카오 그라운드X, LG CNS 등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 화폐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 개발 담당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2020년 11월 라인이 중앙은행의 CBDC 발행에 필요한 기술을 중앙은행들에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 연구소장은 2021년 3월 25일 ‘중앙은행 CBDC 동향과 한국의 CBDC 도압 방안·과제’ 세미나에서 ‘부의 미래 누가 주도할 것인가’를 주제로 얘기하며 “은행 산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은행 이익의 최소 3~40%는 줄어들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은행, 증권들이 점차 사라지고 직거래가 가능한 플랫폼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현정환 동국대 교수도 “CBDC는 먼저 승기를 잡는 쪽이 시장을 독차지하게 되는 구조”라며, 중국 등 주요 국가가 CBDC를 발행할 경우 한국 시장 내 사용 비중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안전 자산 확보를 위한 국내 수요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2020년 4분기 각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6년 내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중앙은행이 60%에 달했다.
존 컨리프(Jon Cunliffe)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도 2021년 5월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많은 나라의 경제가 타격을 받은 가운데 디지털 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CBDC를 발행해 시민들이 디지털화된 현금을 사용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언급한 바 있어 CBDC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