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그래픽카드 및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Nvidia)가 수요가 확인되면 암호화폐 채굴 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한 행사에서 "암호화폐 수요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면, CMP 생산 라인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CMP는 동영상 출력 기능을 제거한 암호화폐 채굴 전용 칩을 말한다. 엔비디아의 GPU 제품은 원래 비디오 게임용으로 설계됐지만 암호화폐 채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엔비디아는 비트코인 채굴붐에 호황을 맞았다가, 2018년 암호화폐 하락장이 지속되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중고시장에 GPU가 대량으로 풀리면서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주가도 30% 이상 급락했다.
그해 8월 엔비디아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채굴칩의 수익성이 상당히 떨어졌다"면서 관련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한편,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하면서 엔비디아의 채굴칩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치 스티븐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이 1000달러를 넘으면, 최고 사양의 그래픽 칩 수요가 강력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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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해 3분기 엔비디아는 이더리움 채굴업체에 1억7500만 달러 상당의 암페어 기반 GPU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주가는 지난 1년 간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채굴칩 수요가 단기적일 가능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등락뿐 아니라 이더리움의 합의매커니즘 전환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에서 채굴이 불필요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요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 CFO는 "현재 제품 수요 중 채굴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사업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암호화폐 업계는 일찍이 채굴 시장 활성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암호화폐 전문 투자운용사 갤럭시디지털은 직접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투자 부분을 통해 암호화폐 채굴 기업 '타이탄'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