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에서 올해 암호화폐 업체의 3분의 2 이상이 라이선스를 박탈 당했다. 에스토니아의 자금세탁 우려가 높아지면서 당국이 규제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재무부는 "올들어 금융당국인 금융정보분석원(FIU)이 1,000개 이상의 암호화폐 기업의 라이선스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베이코 탈리 에스토니아 재무장관은 "라이선스를 박탈당한 회사 중 상당수는 에스토니아와 연결돼있지 않다"며 "그들은 주로 미국, 러시아, 중남미, 아시아 같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적인 관심과 모니터링을 통해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올해 시행된 에스토니아의 암호화폐 규제법 개정안으로 인해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 업체의 라이선스 취득 조건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1,000여 개 기업의 라이선스가 취소됨에 따라 현재 에스토니아에는 약 400개의 암호화폐 기업이 남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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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 장관은 "암호화폐 분야를 더욱 규제하기 위해 암호화폐 서비스에 대해 여러 가지 중요한 규제 변경이 계획됐다"며 "내년에 금융 감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토니아는 2017년 말 유럽 최초로 암호화폐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선스 제도를 시행했다. '블록체인 천국'이라고 불렸던 에스토니아는 라이선스와 디지털 거주지에 대한 쉬운 접근을 통해 전 세계 기업을 자국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라이선스 발행이 급격히 늘어나자, 에스토니아 금융정보분석원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라이선스 관리와 인허가 규정을 더욱 강화했다. 무엇보다 에스토니아가 대형 자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자금세탁에 취약한 은행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규제 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 당국은 자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 경영진이 해외에 거주하는 기업 등의 자격을 박탈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6월 에스토니아는 현지에 등록된 암호화폐 기업 500여 곳의 운영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