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화폐 발행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업체인 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와 디지털화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이들 업체는 블록체인 기술 검증을 위한 협력 및 테스트 진행을 통해 연말까지 디지털화폐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선보이는 디지털화폐는 비트코인과 비슷하지만 우리은행 제휴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 시세가 결정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우리은행의 디지털화폐는 '1코인=1원'처럼 가치가 고정되어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우리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멤버십 포인트의 한계를 뛰어넘는 확장성이다. 현재의 멤버십포인트는 제휴처를 확대할 때마다 전용선을 설치하여 비용이 많이 들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되면 인터넷망을 이용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다. 절감된 비용은 은행 및 가맹점은 물론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화폐 발행과 운영을 위해 우선 연말까지 우리은행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화폐 발행 및 운영에 대한 테스트(PoC)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대학교로 디지털화폐 사용처를 확대하고,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사용처를 확대 서비스할 방침이다.
한편, 우리은행뿐 아니라 글로벌 은행에서도 자체 디지털화폐 개발이 한창이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는 독일 도이치뱅크,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미국 뱅크오브뉴욕멜론 등과 함께 ‘유틸리티 결제 코인’을, 씨티그룹은 자체 가상화폐인 ‘씨티코인’을 개발하고 있다. ‘유틸리티 결제 코인’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며 증권 거래에 이용되는 디지털화폐로 중앙은행과 바로 연결해 현금 환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역시 엔화와 1:1로 교환할 수 있는 자체 디지털화폐인 'MUFG코인'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일반인들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미국 테더(Tether)라는 회사가 이미 달러화와 1:1로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를 만들기도 했다. 이 밖에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도 암호화된 디지털화폐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