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세계 전역에서 진행된 92건의 ICO(Initial Coin Offering)에 12억5000만달러(약 1조4267억원)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 6월을 기점으로 IC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엔젤 투자 및 시드(seed) 등 초기 단계의 벤처캐피탈 투자를 앞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IC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의 총액은 1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5월 들어 2억5000만달러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경제 분야 전문 미디어인 CNBC가 ICO 데이터 집계 서비스인 코인스케쥴의 자료를 인용해 9일자 온라인판으로 보도했다.
또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ICO를 통한 자금 조달 금액은 6월 들어 5억5000만달러를 상회, 처음으로 엔젤 및 VC의 시드 펀딩 총액을 넘어섰다. 반면 6월 중 엔젤 및 VC의 시드 펀딩 총액은 3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7월에 접어들어서도 ICO를 통한 자금조 달 금액은 3억달러를 넘었지만 엔젤 및 VC의 시드 펀딩 총액은 2억달러를 약간 넘는 데 그쳤다.
테조스(Tezos)와 방코(Bancor) 등이 연이어 대규모의 자금(각각 2억3000만달러와 1억5300만달러)을 ICO를 통해 확보하면서 ICO 열풍을 주도했지만, 최근 들어 ICO를 둘러싼 비판과 함께 규제 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특히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은 최근 “ICO가 익명성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위험에 취약하다”며 규제 의사를 피력했다. 또한 코인대쉬(CoinDash)의 경우, ICO를 통해 자금 조달을 진행했지만 해킹을 당해 탈취당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SAP와 UBS에서 CIO를 역임한 올리버 버즈먼(Oliver Bussmann)은 CNBC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에 필적하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여러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ICO는 디지털 방식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