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다음달 예정인 텔레그램의 암호화폐 '그램(gram)'의 발행에 대해 임시중단 명령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간) 뉴욕남부지방법 P.케빈 카스텔 판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텔레그램의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입증했다"며 그램 발행에 대한 임시금지 판결을 내렸다.
SEC와 메신저 텔레그램의 오랜 법정공방 끝에, 법원이 SEC의 그램 토큰 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10월 SEC는 지난 2018년 17억 달러(약 1조 8000억원)를 조달한 텔레그램의 토큰세일이 연방 증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판사는 "텔레그램이 17억 달러에 그램 29억 개를 175명의 구매자에게 판매한 행위를 포함해, 모든 계약과 합의들이 그램을 일반 시장에 유통시키기 위한 더 큰 전략의 일부라는 것을 SEC가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밝혔다.
카스텔 판사는 44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토큰세일의 수익금을 강조하면서 "텔레그램이 토큰 재판매를 통해 초기 구매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들어 초기 구매자가 토큰에 대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 분류 기준인 '하위(Howey) 테스트'에 따라 텔레그램의 경제적 현실성과 전략적 맥락을 고려했을 때, "그램의 일반 유통시장 재판매는 필수적인 등록 증명 없는 증권 판매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판사는 그램 구매자들이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텔레그램오픈네트워크(TON)'의 개발 주체가 사실상 텔레그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출시될 '그램 토큰'과 텔레그램 고객이 ICO를 통해 구매한 '증권'은 명확히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텔레그램이 법률상 채권인수인으로 역할하게 되는 초기 구매자에 그램을 판매한 행위는 일반 유통을 위한 첫 단계"라며, 텔레그램이 무혐의 근거로 삼았던 '법령 4(a) 또는 규정 506(c)에 따른 등록 면제 요건'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스텔 판사는 이번 소송에서 '증권'이 가리키는 것은 알파벳과 숫자열에 지나지 않는 '그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판사는 하위 테스트가 "그램 판매와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모든 계약, 기대, 암묵적 합의를 아우르는 전체 투자 계약을 증권으로 판단하고, 거래 당사자의 암묵적 합의와 기대 전반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램을 일반 유통시장에 재판매할 초기 구매자에게 그램을 인도하는 것은 미래에 해가 될 위험, 즉 등록 증명 없는 증권을 일반 시장에 유통하게 되는 것이므로, 초기 구매자에 대한 그램 인도를 금지하여 이로 인한 지속적인 위반을 방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