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시아 디지털 자산 거래소 2020년 전략 세미나에서 내년 암호화폐 투자 시장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전망들이 나왔다.
디지털 자산 거래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위자닝 후오비 아카데미 원장, 히로유키 미하라 비트뱅크 COO, 제임스 주 BHEX 창업자, 문선일 빗썸 이사,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차이카이룽 전 도이치방크 전략 이사 등 20여명의 아시아 거래소 업계 리더들이 참석했다.
이날 오프닝 세션을 맡은 위자닝 후오비 아카데미 원장은 “2020년, 늦어도 5년 내 디지털 부(富)의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디지털 부의 시대에 기존 다양한 산업들이 상호 융합해 발전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토큰 시스템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커뮤니티 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 시장 및 거래소 산업 현황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문선일 빗썸 이사가 “올해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하는 테스트를 했는데, 그 테스트 결과가 나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내년 기관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원호 한빗코 COO는 "아직 제도화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큰 진전을 이룬 한 해였다"며 "내년 제도권 하에서 '착한' 암호화폐 사업자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래소 기술 인프라 기업 블루힐릭스의 창업자이자 전 후오비 그룹 CTO인 제임스 주는 “최근 거래소들이 지분증명(PoS) 기반 위탁 자산 보관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모델은 내년 더 각광 받을 것”이라며 “거래소들은 기존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화 거래소를 어떻게 결합할지,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적용할지, 클라우드 서비스 등 보조 기술과 어떻게 결합할지 등을 고려, 서비스를 설계하고 차별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스냅엑스(SnapEx)의 우이양 CMO는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량은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보다 10~18배 많다"며 "2020년 말이 되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시장보다 20배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리더들의 시각으로 본 암호화폐 거래소의 도전과 미래 패널 토론 세션에서는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창업자가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도 KYC(신원확인)은 되는데 AML(자금세탁방지)는 잘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보이스피싱 범죄도 사후 처리가 되고 있다"며 "크립토는 더더욱 KYC/AML과 배치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크립토의 매력이 떨어지고, 진정한 '사용의 시대'가 늦춰지는 역설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호 해시드 파트너는 "국내 파생상품 규제 때문에 한국 크립토 투자자들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한국 거래소를 떠나 비트멕스, 중국계 거래소로 갔다. 거래소가 은행 계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따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동남아 시장 타깃 블록체인 인프라 및 퍼블릭 체인 구축 업체인 BCB의 바네사 코 CTO는 "한국과 비교해 필리핀, 미얀마 등 국민들은 블록체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토큰도 잘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부족한 금융 인프라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상당히 크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존을 위해 블록체인을 배우고 있다. 향후 동남아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시장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암호화페 거래소 공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쟁글의 박해민 공동 창업자는 “기존 전통 금융 시장에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 당국이 존재한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에는 규제 기능을 수행할 주체가 없다"며 "‘시장 논리’에 기반한 공시 제도 시스템을 구축, 업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로젝트 손익계산서, 토큰 발행 기록 등 데이터를 기본적으로 공개하고 글로벌 다수 거래소와 협력, 공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은 상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투명한 공시 제도는 업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카이룽 전 도이치방크 전략 이사 겸 인민대학 핀테크 연구소 총괄은 “‘중국의 블록체인 정책은 크게 △블록체인 기술 및 상용화 지원 △암호화폐 불법 행위 근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장려로 요약이 가능하다”며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 충격 완화, 차세대 경제 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첨단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 관련 중국은 지식재산권 등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수 기업이 많다. 중국이 블록체인 분야 선점 우위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회 아시아 디지털 자산 거래소 2020년 전략 세미나는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 정보 플랫폼 코인니스와 중국 최대 블록체인 미디어 비스제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공동 주최 측으로는 디지털자산 거래 인프라 서비스 제공업체 블루힐릭스, 스냅엑스, 쟁글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