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이 미국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자금을 확보하면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을 끌기 쉽다. 그러나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 SBIR의 ‘소유권’ 및 ‘제휴(affiliation)’ 규정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SBIR 보조금은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만 받을 수 있으며, 기업 간의 관계에 따라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BIR 자격을 얻으려면 기업이 미국 시민 혹은 영주권자가 51% 이상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직원 수가 계열사를 포함해 500명 이하여야 한다. 문제는 미국 중소기업청(SBA)이 ‘제휴’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경영진 공유, 직원 중첩, 동일한 주소 사용 등으로 두 기업이 긴밀한 관계라고 판단되면,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따라 VC가 다수의 스타트업을 보유하면, SBA가 이를 단일 기업으로 간주해 500명 이상이라는 이유로 SBIR 자격을 박탈할 가능성이 있다.
VC들이 SBIR 지원 기업에 투자할 경우, 지분 보유 및 경영 개입을 신중히 조정해야 한다. 벤처캐피털경영회사(VCOC)로 등록된 투자사들은 한 개 기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안 되며, 단일 VC가 과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또한, 외국 자본이 투자할 경우 미국 내 법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인수합병(M&A)도 SBIR 자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M&A로 인해 직원 수가 500명을 초과하거나 소유권 구조가 바뀌면, 향후 SBIR 보조금 신청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이미 승인된 SBIR 계약은 유효하며, 이후 대형 기업으로 성장하더라도 기존 보조금은 유지된다.
이 같은 규정을 고려하면, 창업자와 VC는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법률 전문가와 협의해 잠재적인 SBIR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5년 내 성장 계획에 맞춰 인수·지분 구조를 신중하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면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려면, 규정을 철저히 이해하고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