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IRS의 디파이 브로커 규정 폐지… 규제 완화 신호탄

미국 하원이 국세청(IRS)의 디파이(DeFi) 브로커 규정을 폐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과도한 규제에서 탈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조치는 디파이 혁신을 보호하고 규제 과잉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원이 통과시킨 H.J. Res 25 결의안은 초당적 지지를 얻어 디파이 플랫폼에 가해질 예정이었던 엄격한 보고 의무를 무효화했다. 디파이 교육 기금(DeFi Education Fund)에 따르면, 총 292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으며, 공화당 의원 전원과 76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에 동참했다. 해당 단체는 "미국 국민은 자유롭게 거래 방식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재무부와 IRS에 의해 추진되었으며, 디파이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 제공자를 전통적인 브로커와 동일하게 취급해 철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를 디파이 기술의 본질을 무시한 조치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해 12월, 벤처캐피털 기업 안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역시 해당 규정이 IRS의 법적 권한을 초과하고 암호화폐 산업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법적 대응에 돌입한 바 있다.

프렌치 힐(French Hill)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IRS 규정이 "정부 권한 남용의 명백한 사례"라며, 과도한 규제가 미국의 디지털 자산 혁신을 해외로 유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초당적 협력을 통해 보다 명확하고 적절한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예산 관련 법안이 하원에서 먼저 시작돼야 한다는 기술적 요건으로 인해 다시 상원으로 송부된다. FOX 비즈니스의 기자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에 따르면, 상원은 이달 초 유사한 결의안을 70대 27로 가결한 바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IRS 규정이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유사한 규정 재도입이 차단된다.

한편,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은 24시간 기준 0.7%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비트코인(BTC), XRP, 도지코인(DOGE) 등 일부 주요 자산은 반등 조짐을 나타냈다. BTC는 전일 대비 1.1% 상승했으며, XRP와 DOGE는 각각 3.1%, 3.4% 상승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은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전체 가치의 10% 가까이를 잃었다. 이 기간 비트코인은 4개월 만에 최저치인 7만 7,000달러 아래로 하락했고, 이더리움(ETH) 역시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1,8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IRS 규정 철폐가 앞으로 디파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보다 명확한 규제 정책의 마련이 향후 미국 암호화폐 산업 성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