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가 자사의 인기 체중 감량 치료제 '위고비(Wegovy)'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기존 정가인 1,349달러(약 194만 원)에서 499달러(약 72만 원)로 60% 이상 저렴해진 가격에 제공된다. 다만, 이번 가격 할인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거나 비만 치료를 보장하지 않는*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며, 오직 노보케어(NovoCare) 약국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미국 법인 운영 부문 데이브 무어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환자들이 *보험 유무와 상관없이* 더욱 쉽게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노보케어 약국을 통해 FDA 승인을 받은 모든 위고비 용량을 보다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경쟁사 일라이 릴리(LLY)의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소비자 직접 판매 방식*을 도입해 자사의 체중 감량 주사제 ‘젭바운드(Zepbound)’를 399달러(약 57만 원)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초기 제품은 *단일 용량 바이알* 형태로 제공돼 사용자 편의성이 다소 떨어졌다. 이후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용량으로 확대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한편,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의약품 부족 목록'에서 제거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공급 문제가 발생해 오프 브랜드 버전이 판매되던 상황이 조정될 전망이다. FDA는 4월 22일까지 면허를 받은 약국 및 개별 의사들이 비공식 세마글루타이드 제품을 제조·유통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아웃소싱 기업들은 5월 22일까지 해당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위고비의 가격 인하는 체중 감량 의약품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소비자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FDA의 공급 정상화 조치와 맞물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