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 주가가 5.7% 하락하며 올해 들어 17%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계를 둘러싼 부정적 흐름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2.8%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6% 내렸다.
윌 라인드(Will Rhind) 그라나이트셰어스(GraniteShares)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보다 거시 경제적 요소, 특히 관세 및 무역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무역전쟁 이슈가 시장의 소음 수준이라면, 현재 조정 국면은 엔비디아 주식을 저평가된 가격에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동반 하락했다. 브로드컴(AVGO)은 6.3% 급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5.4% 떨어졌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역시 2.8% 하락했다.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의 미국 예탁증서도 4.6%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한편, 일부 기업의 실적 발표도 반도체 업계를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마벨 테크놀로지(MRVL)는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한 후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다. 온세미(ON) 역시 경쟁사 알레그로 마이크로시스템스(ALGM)에 인수 제안을 했으나 "불충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5.6% 하락했다. 반면 알레그로 마이크로시스템스는 5.7%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반도체 업종뿐 아니라 전체 기술주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메타(META)와 아마존(AMZN)은 각각 4%대 하락률을 보였으며, 애플(AAPL)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GOOGL)도 소폭 내렸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업체 몽고DB(MDB)는 실적 전망치를 기대에 못 미치게 발표한 이후 주가가 27% 폭락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번 기술주 전반의 하락은 AI 테마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및 테크 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을 주목하며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