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벨 테크놀로지(MRVL)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마벨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조정 주당순이익(EPS) 61센트, 매출 18억7,500만 달러(약 2조7,365억 원)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월가에서 비공식적으로 기대했던 '속삭임 숫자(whisper number)'였던 21억 달러(약 3조74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마크 리파시스는 "투자자들은 아마존(AMZN)의 차세대 트레이니움(Trainium) 서버 프로세서 수주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마벨이 기존 트레이니움2를 공급하고 있지만, 후속 모델인 트레이니움3를 대만 업체 AI칩 테크놀로지(AIchip Technologies)에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 이후 최소 16명의 월가 애널리스트가 마벨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벤 레이츠는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마벨의 주가 하락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마벨은 현재 아마존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맞춤형 AI 프로세서 ‘마이아(Maia)’, 구글(GOOGL)의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메타(META)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컨트롤러(NIC)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조정과 맞물리면서 주가는 17% 가까이 폭락, 74.97달러까지 떨어졌다.
니드햄의 애널리스트 퀸 볼턴은 마벨 주가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가를 기존 120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췄다. 그는 "마벨이 공식적인 실적 전망에서는 기대를 맞췄지만, 현재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준의 상승 여력을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마벨의 추후 실적 여부가 시장 반응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