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빅테크가 지배한다… 스타트업 생존 위기

테크 업계의 거대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자금 부족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IBD에 따르면, 알파벳(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최근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발표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는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란히 양자 컴퓨팅의 성과를 공개하고 있는 반면,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 싸움에서는 결국 거대 기업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양자 컴퓨팅 관련 주요 스타트업들의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 퀀텀 컴퓨팅(QUBT)은 2025년 들어 68% 하락했으며, 리겟티 컴퓨팅(RGTI)은 46%, 아이온큐(IONQ)는 45% 각각 하락했다. 한편, D-Wave Quantum(QBTS)은 이달 1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33%의 주가 하락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구글이 '윌로우(Willow)' 양자 컴퓨팅 칩을 발표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급등한 바 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도 최신 양자 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하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는 성장 기대감과는 별개로, 단기적인 사업화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엔비디아(NVDA)의 젠슨 황 CEO는 지난 1월 "양자 컴퓨팅이 실질적으로 유용성이 검증되기까지는 최소 15~30년이 걸릴 것"이라며 기술 성숙도를 지적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20일 열리는 GTC 컨퍼런스에서 ‘퀀텀 데이’를 개최해 관련 기술 동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자 컴퓨팅 기술은 원자 수준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존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연산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양자 비트(큐비트)는 일정 수준 이상 확장될 경우 오류율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안정화하는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편, 중국도 적극적인 양자 컴퓨팅 연구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과학기술대학은 105큐비트 규모의 양자 컴퓨터 '주충즈 3.0(Zuchongzhi 3.0)'을 발표하며 구글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 야데니는 "중국 연구진은 해당 양자 컴퓨터가 구글의 프로세서보다 100만 배 빠른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자 컴퓨팅 기술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스타트업들은 자금 조달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최근 아이온큐는 스위스 기반 양자 네트워크 기업 ID Quantique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양자 컴퓨팅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려면 상용화 기술 개발과 함께 대형 기술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