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의 가담자들이 자금 세탁 작업을 다시 본격화했다. 3월 1일 기준, 이들은 추가로 6만 2,200ETH(약 2,015억 원)를 이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당국이 관련 거래 차단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해커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및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활용하며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해킹으로 탈취된 49만 9,000ETH 중 현재까지 약 34만 3,000ETH가 이동됐으며, 이는 전체 피해액의 약 68.7%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는 2월 28일 54%였던 이동 비율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바이비트 해커들과 연관된 이더리움 주소 51개를 공개하며 암호화폐 거래소 및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자들에게 관련 자금의 이동을 차단할 것을 요청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Elliptic)도 1만 1,000개 이상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가 해당 해킹 그룹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블록체인 포렌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가해자들이 탈취한 이더리움의 일부를 비트코인(BTC), 다이(DAI)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변환해 분산형 거래소 및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이용해 세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THOR체인(THORChain)의 교차 자산 거래 프로토콜이 북한 연계 해커들의 불법 자금 이동에 사용되었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THOR체인의 한 개발자는 해커들의 거래 차단 조치가 번복되자 프로젝트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프로젝트 설립자인 존 폴 소르비욘센은 FBI 및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공개한 제재 지갑 주소가 THOR체인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한 기록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바이비트 해킹 사건은 2월 21일 발생한 암호화폐 업계 최대 규모 해킹 중 하나로, 피해 금액(약 1조 8,200억 원)이 지난 2022년 3월 론인 브릿지(Ronin Bridge) 사건 당시의 6억 5,000만 달러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