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SNB) 총재가 비트코인(BTC)을 준비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중앙은행 마틴 슐레겔(Martin Schlegel) 총재는 현지 언론 타미디아(Tamedia)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지나치게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부족해 스위스의 외환보유고 자산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필요할 경우 즉시 사용될 수 있도록 높은 유동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트코인이 소프트웨어 기반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안 취약점과 기술적 결함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며 중앙은행의 공식 자산으로 채택하는 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슐레겔 총재의 발언은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스위스 비트코인 싱크탱크 2B4CH의 제안과 배치된다. 2B4CH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연방 총리실을 통해 해당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10만 명의 서명을 모으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2026년 6월 30일까지 목표 서명을 확보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미국, 체코, 홍콩 등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는 2021년부터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국가 재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폴란드는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슐레겔 총재는 “비트코인이 전체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다”며 “스위스 프랑에 대한 위협도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스위스는 여전히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루가노(Lugano)와 같은 지역에서는 비트코인 결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