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밀레이, 암호화폐 홍보 논란… 투자자 피해 속출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암호화폐를 홍보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밀레이 대통령이 자신의 SNS 계정에 ‘리브라(LIBRA)’ 토큰을 지지하는 게시글을 올린 후 토큰 가격이 급등했다가 급락하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리브라가 소규모 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 게시글은 순식간에 확산됐다. 이에 따라 리브라 토큰 가격은 $5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40억 달러(약 5조 8,400억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만에 해당 게시글이 삭제되면서 가격이 폭락했고, 수많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리브라 프로젝트는 ‘비바 라 리버타드(Viva La Libertad)’라는 명칭으로 운영됐으며, 밀레이 대통령의 대표적 구호인 ‘자유 만세(La Libertad)’를 포함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측은 리브라가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돕기 위한 분산형 금융 모델이라고 주장하며 토큰 공급량의 50%를 경제 개발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리브라 개발팀과 관련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미국 암호화폐 개발자 헤이든 데이비스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밀레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관계를 부인했다. 한편, KIP 프로토콜은 리브라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며, 해당 토큰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었다며 사기 혐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변호사 호나탄 발디비에소 및 경제학자 클라우디오 로사노 등은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 프로젝트와 공모해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비영리 단체 ‘도시 권리 관찰소’는 대통령이 4만 명 이상의 투자자에게 약 40억 달러(약 5조 8,400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밀레이 대통령 측은 해당 논란이 정치적 음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밀레이 대통령은 일관된 자유시장 경제 철학에 따라 다양한 사업을 지지할 뿐, 특정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한 정부 관계자는 "오히려 대통령이 해당 프로젝트 관계자들에게 속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 내 공인 인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논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자유시장 원칙에 기반한 행보였다고 해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아르헨티나 사법 당국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연방 판사 마리아 세르비니가 밀레이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다. 나아가 미국 법무부까지 이번 사안을 조사하고 있으며,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와 FBI가 시장 조작 및 내부 거래 가능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2025년 중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