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은퇴 자산으로 적절한 투자처인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지난 10여 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높은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정적인 은퇴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 또는 그룹에 의해 탄생한 최초의 암호화폐다.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 간(P2P)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초기에는 거의 무가치했지만, 2010년 10,000BTC가 두 판의 피자로 거래된 것을 시작으로 점차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 수만 달러를 호가하는 자산으로 성장했다. 특히 2025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바라보면서 초기 대비 190만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희소성과 수요 증가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되며, 약 4년마다 신규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구조 때문에 '디지털 희소성'이 부각된다. 또한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 비트코인 ETF 승인 등 규제 환경의 변화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헤징(위험 회피)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선택하는 투자자도 증가했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가 비트코인을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은 내재 가치가 부족하다면서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비트코인이 실사용에서 활용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과도한 거래 수수료와 긴 전송 시간이 문제로 지적된다. 테더(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목적으로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양자 컴퓨팅 기술의 발전이 장기적인 위험 요소로 언급된다. 양자 컴퓨터가 충분히 발전하면 현재의 암호화 기술로 보호되는 비트코인의 보안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비트코인 보유자가 대량 매도할 경우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이긴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특히 은퇴 자산은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경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금융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은퇴 자산의 일부로 편입하더라도 분산 투자 원칙을 적용해야 하며, 보유 비중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