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최근 24시간 동안 5% 이상 하락하며 2,700달러 선까지 밀렸다. 이번 하락에는 대형 해킹 사건과 하드포크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는 약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 규모의 해킹을 당했다. 해커는 바이비트의 이더리움 콜드월렛을 침해해 40만 개 이상의 ETH와 스테이킹된 ETH(stETH, mETH, cmETH) 등을 탈취했다.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 잭XBT(ZachXBT)는 초기 트랜잭션 분석을 통해 이번 공격이 북한의 해킹 그룹 '라자루스(Lazarus)'와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해커들이 결국 탈취한 ETH를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Ben Zhou)는 고객 자산이 1:1로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으며, 80% 이상의 피해액을 충당할 수 있는 브릿지 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유출에 따른 시장 충격은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 개발사인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이 이번 사태를 되돌리기 위해 블록체인을 롤백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2016년 다오(DAO) 해킹 당시처럼 하드포크를 단행해 손실을 복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에게 공개적으로 롤백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ETH 가격은 추가 하락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기술적 분석상 강세 돌파에 실패하며 하락 깃발(bear pennant) 패턴이 형성됐으며, 이에 따라 ETH 가격이 1,950달러 부근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상대강도지수(RSI) 역시 50 아래로 내려가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이더리움 재단의 공식 입장과 바이비트 해킹 사건의 후속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롤백 논의가 본격화되거나, 해킹된 자금이 대규모 매도세로 이어질 경우 ETH 가격의 추가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