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호주 암호화폐 거래소 인디펜던트 리저브(Independent Reserve)가 2월 2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만이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8%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고, 나머지 60%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설문조사는 2,100명의 호주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50%가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44%는 중립적이었다. 반면 비투자자들 중 트럼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비트코인(BTC)은 지난해 11월 5일 트럼프 당선 이후 40% 이상 급등하며 9만 1,100달러를 기록했고, 1월 20일 백악관 재입성 당일에는 10만 8,786달러까지 치솟았다.
인디펜던트 리저브의 CEO 아드리안 프젤로즈니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이 디지털 자산의 혁신과 대중적 채택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호주의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스위프트엑스(Swyftx)가 2월 19일 발표한 자료와도 연결된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암호화폐를 보유한 호주인의 59%가 친암호화폐 성향의 정치인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호주 연방 총선은 오는 5월 17일 이전에 실시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좌파 정부와 중도우파 야당 간 박빙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리저브는 2019년부터 정기적으로 호주의 암호화폐 보급률을 조사해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현재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거나 과거에 보유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암호화폐 투자 성장에도 불구하고, 20%에 가까운 응답자는 은행이 암호화폐 구매를 막거나 거래소로의 결제를 지연시킨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젤로즈니는 “기존 금융권의 개입은 명확하고 건설적인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라며 “암호화폐 산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당국이 조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야당의 재무 담당 의원 루크 호워스는 “현 정부가 필요한 규제를 미뤄두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정권을 잡는다면, 국제 기준에 맞춘 암호화폐 규제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앤서니 알바니즈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Labor Party)은 지난해 말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에 대한 공청회를 마쳤지만, 구체적인 법안 제정 시점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