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조작에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이 특정 세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 분석가인 제임스 크립토구루는 지난 1월 10일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비트코인의 가격이 왜곡되고 있다"며 "현물 ETF가 손실을 유도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말이나 미국 금융시장이 닫힌 시간 동안 주요 기관들이 비트코인의 가격을 하락시키면서 레버리지 포지션을 청산시키고, 이후 저렴한 가격에 다시 매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이 신빙성이 있는지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기관투자자들이 거액의 자금을 활용해 시장을 움직일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파생상품 시장과 연계된 대규모 매매가 픽업트럭처럼 갑작스러운 가격 변화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결국 시장의 유동성과 다른 투자자들의 대응 전략에 따라 조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시장 조작 의혹과 관련해 또 다른 분석가인 ‘빈센트 반 코드’는 일부 대형 트레이더들이 '고래 채팅 그룹'을 활용하며, 알고리즘 봇과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시장을 교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바이낸스가 이러한 가격 하락 절차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시장 조작이 합법적인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법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XRP 등의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대규모 주문을 실행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라는 설명이 나온다. 전통 금융시장에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을 좌우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블랙록(BlackRock), 뱅가드(Vanguard), 피델리티(Fidelity), 캐피탈 그룹(Capital Group)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이 전체 개방형 펀드 및 ETF 시장의 57%를 통제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법무장관인 켄 팩스턴(Ken Paxton)이 세계 최대 펀드 운용사들을 상대로 에너지 시장을 조작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장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또한, 지난 10월 토론토 도미니언(TD) 은행의 미국 브로커리지 부문이 미국 국채 시장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2,000만 달러(약 288억 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의 경우 전통 자산과 달리 시장 변동성이 훨씬 크며, 가격 하락이 특정 세력의 조작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현재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과 함께 알트코인 시장도 동반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조작'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2월 5일부터 95,500달러에서 98,000달러 사이의 좁은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향후 주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이 가격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같은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현물 거래 주문 장부에 약 3,500만 달러(약 504억 원) 규모의 유동성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시장 조작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