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9만 달러 재돌파… 트럼프發 불안감에 '디지털 금' 부각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지난달 6일 이후 46일 만의 일이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낮 12시 9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72% 오른 9만711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9만1천5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이번 상승은 미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것과 대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펼치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진 탓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이달 초 7만4천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0% 이상 급반등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처럼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더 이상 미국 기술주의 흐름과 같지 않다는 '디커플링' 움직임도 주목된다. 최근 미 달러화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하루 만에 3억8천100만 달러가 몰렸다. 이는 1월 말 이후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디커플링을 이어간다면,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DACM의 리처드 갤빈은 "비트코인이 기술주가 아닌 안전 자산으로 이어진다면, 이 흐름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4.58% 올라 1천696달러를 기록했고,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도 동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