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LIBRA) 토큰 공동 창립자와 관련된 부패 의혹이 아르헨티나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브라 토큰과 관련된 인물인 헤이든 데이비스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트위터(X) 게시물을 유도하기 위해 그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에게 금전을 지급했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on)은 18일(현지시간) 데이비스가 암호화폐 투자사 고위 관계자에게 "밀레이가 트윗을 하도록 만들고 직접 만나 홍보도 가능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일부 메시지에서는 "대통령의 여동생에게 돈을 보내며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투자사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즉각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의 대변인은 "그가 해당 메시지를 보낸 기억이 없으며, 휴대전화에서도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해명하며, 밀레이 대통령이나 그의 여동생에게 금전적 지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카리나 밀레이는 현재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의 총무장관직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리브라 토큰은 한때 시가총액이 45억 달러(약 6조 4,800억 원)에 달했지만, 이후 95%가량 폭락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데이비스는 자신이 해당 토큰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를 매도할 계획도 없다고 주장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자신이 해당 토큰을 '홍보'한 것이 아니라 '소개'한 것뿐이라고 주장하며 사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 사안을 이유로 탄핵 논의까지 거론하고 있다. 대통령은 여전히 "숨길 것이 없다"며 선의를 갖고 행동했다고 강조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의 윤리적 기준에 대한 논의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