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AVGO)과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가 인텔(INTC)의 분할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텔은 반도체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내부 경영 문제로 인해 두 개의 독립적인 기업으로 분할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부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제조 부문을 인수할 적절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한편, TSMC는 인텔의 일부 또는 전체 생산 시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외부 투자자와 협력해 딜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공식적인 제안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텔의 구조 조정 가능성은 최근 들어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인텔은 수년간 경쟁사 TSMC에 기술적으로 뒤처져왔으며, 지난해 12월 팻 겔싱어 CEO가 퇴출된 이후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회사 분할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업계의 최신 트렌드인 ‘설계’와 ‘제조’의 분리 흐름에 맞춰 인텔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도 이번 논의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특히 TSMC가 인텔의 생산 시설을 인수할 경우,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문제와 국가 안보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에 인텔은 이미 자사 제조 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다만, TSMC의 생산 방식에 맞춰 인텔 공정을 재구성하는 문제와 외국 엔지니어의 미국 내 근무 제한과 같은 난제가 남아 있다.
현재 월가에서는 인텔 주식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균 목표 주가를 22.40달러(약 3만 2,500원)로 제시하며, 단기적으로 5.08%의 하락 가능성을 점쳤다. 브로드컴과 TSMC의 향후 협상 진행 여부에 따라 인텔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