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행 총재, 디지털 파운드 도입이 상업은행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경고

11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영란은행(Bank of England) 총재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금융 안정성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며, 통화 정책의 핵심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일리는 이날 런던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융 시장이 진화하고 있지만, 돈의 발행과 유동성 원칙은 변함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중앙은행이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넘어서는 유동성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비은행 기관이 돈을 창출하지 않는 만큼, 이들에 대한 상시 유동성 공급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각국 중앙은행이 결제 및 금융 인프라 현대화를 위해 CBDC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베일리는 영란은행이 디지털 파운드 도입 가능성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BDC 도입은 명확한 경제적 이익이 입증될 때만 고려돼야 하며, 단순한 기술적 유행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CBDC가 필요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도입할 것”이라며, CBDC가 결제 옵션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지만, 상업은행이 중개자로서 수행하는 역할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일리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기존 은행 시스템 중심으로 유지돼야 하며, CBDC가 민간 금융기관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란은행은 올해 '디지털 파운드 연구소(Digital Pound Lab)'를 출범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CBDC 설계 및 활용 사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베일리는 안정적인 규제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한 CBDC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BTC)에 대해 “순전히 투기적 자산”이라고 평가했으며,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일부 통화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시스템 내에서 역할을 하려면 엄격한 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자산은 화폐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미국에서 친암호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채 법적 조치를 통해 대응해 왔다”며, 향후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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