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미국 정부 지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재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요구는 최근 일론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 부서(DOGE)’가 미국 납세자들에게 367억 달러(약 53조 2,150억 원)의 절감 효과를 제공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힘을 얻고 있다.
DOGE의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절감액은 머스크가 목표로 삼은 2조 달러(약 2,900조 원) 정부 지출 감축 대비 1.8%에 불과하다. 머스크는 지난 1월 9일 정치 전략가 마크 펜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암스트롱은 이에 대해 X(구 트위터)를 통해 "DOGE의 성과는 인상적이다. 만약 모든 정부 지출이 블록체인상에서 투명하게 처리된다면 감사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온체인(tracked on-chain) 재무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정부 재무 시스템이 도입되면, 모든 지출 내역이 공개 장부에 기록되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지출이나 부패 가능성을 방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주요 지출 항목에 대해 국민 투표를 도입해 다수가 승인한 경우에만 거래가 실행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한편, DOGE는 미국 재무부와 협력해 연간 1,000억 달러(약 145조 원)가 부정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지출 항목을 발견했다. 머스크는 "사회보장번호나 임시 신원번호 없이 지불된 금액이 연간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재무부 관계자들조차 이 중 최소 500억 달러(약 72조 5,000억 원)는 명백한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DOGE와 재무부는 부정 지출을 방지하기 위한 첫 조치로 모든 정부 지급 항목에 대한 ‘지출 분류 코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현재 이 코드가 자주 비워져 있어 감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지급 대상 리스트를 기존 연간 업데이트에서 주간 또는 일간 업데이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재무 시스템의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은 글로벌 블록체인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스마덱스의 공동 창립자 장 라우시스는 "어느 블록체인이 이 과업에 적합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탈권한(permissionless)’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DOGE는 지난 1월 21일 공식 웹사이트 개설 이후 불과 3주 만에 천문학적인 비용 절감을 기록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오는 2026년 7월 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더 효율적이고 관료주의를 줄인 작은 정부’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026년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운영 계획도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