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벤처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던 '캐리드 이자(carried interest)' 세금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스타트업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벤처캐피털협회(NVCA)의 바비 프랭클린 회장 겸 CEO는 "캐리드 이자는 혁신적인 고성장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유인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 혜택이 사라질 경우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리드 이자는 사모펀드와 벤처펀드 매니저들이 투자 수익을 일반 소득세가 아닌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자본이득세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해당 조항이 폐지되면 VC 펀드 매니저들은 기존보다 훨씬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이 혜택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2017년 세제개편안에서는 완전한 폐지가 아닌 보유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조정만 이뤄졌다.
NVCA는 2017년 수정안이 VC 업계 입장에서 문제없이 받아들여졌던 반면, 이번에는 훨씬 강한 충격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회장은 "트럼프 정부 당시의 세금 정책 덕분에 AI, 암호화폐, 생명과학, 국방 기술 등 첨단 산업에 대한 벤처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며 "지금 이 제도를 없앤다면 이 같은 발전 흐름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가 뉴욕과 실리콘밸리에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한 VC 업계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캐리드 이자 논란은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정책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실질적으로 이 제도를 폐지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정치적 이유로 다시 꺼내 든 공약이 규제 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VC 업계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