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Bybit) CEO 벤 저우(Ben Zhou)가 최근 보고된 암호화폐 시장 청산 규모가 실제보다 크게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청산 금액이 80억~100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저우는 현재까지 집계된 청산 규모가 20억 달러 수준이라는 보고를 반박하며, 바이비트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자사 플랫폼에서만 21억 달러가 청산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코인글래스(Coinglass)가 보고한 3억3300만 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며, 전체 청산 규모가 과소 보고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저우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를 포함해 API 제한을 적용하고 있어 데이터 업데이트 빈도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전반의 청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비트가 앞으로 모든 청산 기록을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저우의 발언은 K33 리서치(K33 Research)의 연구 책임자인 베틀 룬데(Vetle Lunde)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룬데는 2021년 중반 이후 청산 데이터의 신뢰성이 급격히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낸스(Binance), OKX, 바이비트 등 주요 거래소들이 웹소켓 API(WebSocket API)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면서 청산 데이터 제공 빈도를 초당 1회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이 실제 청산 규모를 과소 반영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청산은 레버리지를 사용한 거래자가 유지 증거금을 충족하지 못할 때 발생하며,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시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번 청산 규모는 최근 기억에 남을 정도로 큰 규모이며, 테라·루나(Terra/Luna) 붕괴와 FTX 파산 당시 발생한 청산액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청산 데이터는 시장 심리, 레버리지 수준, 리스크 트렌드를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일부 거래소들은 전체 청산 규모를 공개하는 것을 꺼릴 수도 있다. 룬데는 "정확한 청산 규모가 공개될 경우 거래자들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며, 제한된 데이터 제공이 거래소 입장에서 전략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거래소들이 투자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선택적으로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례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룬데는 "청산 규모와 관련해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 변화 및 특정 거래소의 고유한 청산 사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현재 제공되는 데이터는 이러한 변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비트가 청산 데이터를 완전히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업계 전반의 데이터 투명성 강화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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