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시작으로 중국 내 블록체인 산업 기류가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려던 기존 입장에서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중국 26개 내각 부처 중 하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4월 '산업 구조조정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업종(도태 산업) 가운데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업을 지목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이 전기를 과다하게 사용해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를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는 매년 산업 구조조정 지침을 발표하면서 △육성 산업, △제한 산업, △도태 산업으로 업종을 구분해 지정한다. 도태 산업으로 지정되면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 인허가를 비롯해 각종 사업상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지만 NDRC는 최근 발표한 지침 최종안에서 비트코인 채굴업을 '도태 산업'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NDRC는 이번 최종안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비트코인 채굴업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업계는 이런 변화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의 블록체인 육성 발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채굴 산업을 퇴출시킬 게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시 주석은 "블록체인을 독자적인 기술 혁신을 위한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면서 "훌륭한 블록체인 기반을 가진 중국이 블록체인 개발과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이를 경제 사회적으로 통합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전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70%를 차지할만큼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저렴한 전기료를 바탕으로 서부 쓰촨성 일대와 윈난(雲南)성, 북부 내몽골자치구 등에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밀집돼 있다.
아울러 비트코인 채굴 관련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체인 비트메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채굴업체인 가나안 크리에이티브도 SEC에 IPO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