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핀(BloFi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이 사상 최대 현금 유동성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12월 금리 인하와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입어 또 한 번의 ‘진정한 알트코인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 내 유동성이 알트코인으로 스며들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번 시즌은 스팟(현물) 시장보다 계약 시장에서 주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동성과 시장 사이클의 법칙
블로핀은 암호화폐 시장뿐만 아니라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유동성의 확대와 축소가 시장 사이클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자산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널리 포함되기 이전부터 투자자들은 경기 사이클에 기반한 완벽한 투자 시스템을 이미 구축해왔다고 설명했다.
경기 사이클의 회복은 일반적으로 거시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기초자산에 먼저 반영된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금리가 하락하면 국채 수익률도 동반 하락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머니마켓에서 유동성을 인출하여 금과 지수 ETF 시장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금과 지수 ETF는 국채보다 변동성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고, 잠재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는 물론 중앙은행에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가치 저장’에서 ‘가치 확장’으로
‘가치 저장 자산’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유입된 이후에는 금과 지수 ETF의 한계 수익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수익률 감소에 만족하지 못하고, 원금과 실현 수익의 일부를 구리, 원유, 개별 주식 등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으로 투자하며 더 높은 잠재 수익을 얻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블로핀은 이러한 시장 흐름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자들이 금리 변동과 유동성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과 자산 시장의 변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자산을 우선적으로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후 무위험 이자율과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변동성이 낮은 위험 자산의 매력은 점차 감소한다. 이로 인해 유동성은 다시 자금 시장으로 유입되며, 투자자들은 다음 금리 인하 사이클을 기다리게 된다.
변동성과 자산 유형
변동성이 낮은 자산은 일반적으로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높고 투기적 성격이 약하다. 이러한 자산은 ‘가치 저장 자산’으로 간주된다. 반면, 변동성이 높은 자산은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낮고 투기적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치 확장 자산’으로 간주된다.
BTC와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
암호화폐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BTC의 변동성은 여전히 금이나 주가지수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다른 암호화폐 자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BTC는 이미 블룸버그가 인증한 ‘매크로 자산’으로 분류되며, 글로벌 시장과 고도로 통합되어 있다.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BTC는 ‘가치 저장 자산’으로 간주된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가치 저장 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면, 알트코인은 명백히 ‘가치 확장 자산’에 해당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경기 순환 법칙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경기 순환의 법칙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후로 현물 ETF와 스테이블코인 채널을 통해 BTC에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BTC의 가격과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 유동성이 더 많이 유입되면 BTC의 한계 수익률은 점차 감소하며, 투자자들은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하거나 이더리움, 솔라나, 밈코인과 같은 비BTC 암호화폐로 투자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과 자산 시장의 변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되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자산을 먼저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유동성을 회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후 금리가 오르고 무위험 이자율과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변동성이 낮은 위험 자산의 매력도 점차 감소한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은 다시 자금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며,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게 된다.
특히 변동성이 낮은 자산은 일반적으로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높고 투기적 성격이 약하기 때문에, '가치 저장 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변동성이 큰 자산은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낮고 투기적 속성이 강한 경우가 많아 ‘가치 확장 자산’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최종 금리 상승의 영향 역시 간과할 수 없다. 4%를 넘는 금리 환경에서 국채는 여전히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이상적인 투자 기초 자산으로 간주된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무위험 금리가 높아지고, 이는 위험 프리미엄을 일정 부분 압축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변화는 위험 자산의 잠재 수익률 기대치를 낮추며, 동시에 파생상품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12월 20일 FOMC 회의 이후, BTC와 이더리움의 원월 선물 프리미엄이 크게 하락했으며, 두 자산의 위험 프리미엄 차이도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강세장 단계에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고금리는 투자자들에게 '가치 저장 자산'을 다시 선호하게 만드는 중요한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BTC와 같은 자산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통 시장에서의 '가치 저장 자산' 선호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가치 저장 자산’에 대한 선호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12월 이후 미국 소형주로 구성된 지수의 투자 성과를 추종하는 IWM(iShares Russell 2000 ETF)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SPY(SPDR S&P 500 ETF Trust)는 충분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FOMC의 금리 결정이라는 충격 이후에도 SPY는 며칠 만에 전고점 근처까지 반등하며 시장의 안정성을 입증했다. 반면, IWM은 11월 이후 낮은 수준에서 횡보하며 비교적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옵션 시장의 신호,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
옵션 시장에서 관찰되는 왼쪽으로 치우친 내재 확률 분포는 ‘가치 확장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특히 원월물 옵션에서 이러한 내재 확률 분포의 왜곡은 SPY와 BTC보다 IWM과 ETH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이는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IWM(소형주 ETF)과 ETH(이더리움)가 부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안정성을 가진 SPY와 BTC는 이러한 내재 확률 분포에서 덜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 투자자들의 선호를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
알트코인 시즌 없는 강세장, 가능할까?
투자자들이 고품질 가치 확장 자산에 대한 기대를 낮게 평가하는 상황이라면, 알트코인과 같은 2차 가치 확장 자산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제한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알트코인 시즌 없는 강세장’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을까? 답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가능한 알트코인 시즌: ‘비건 황소’ 또는 ‘진짜 황소’?
알트코인 시즌이 출현하기 위한 조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2008년 BTC가 탄생한 이후, 알트코인 시즌은 20172018년의 ‘ICO 시즌’과 20202021년의 ‘탈중앙 금융(DeFi) 여름’이라는 두 번의 주요 사례에서만 관찰되었다.
이 두 번의 알트코인 시즌에는 몇 가지 중요한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 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거나 급격히 하락하면서, 모든 시장에 유동성이 대량으로 쏟아졌다. 이는 유동성 축적을 가속화했다.
- 장기간의 상대적 또는 절대적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충분히 자극했다.
전통 시장에서도 관찰된 유사한 흐름
암호화폐 시장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러셀 20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암호화폐 시장의 알트코인 시즌과 비슷한 성과를 보였다. 당시의 매크로 환경은 현재와 매우 흡사했다.
-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겪었고, 연간 인플레이션은 1992년 약 3%로 낮아졌다. 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해 금리를 3% 내외로 낮추었다.
- 1994~1995년: 경제가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추세가 시작되자, 당시 연준 의장이던 앨런 그린스펀은 1994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300bp 인상해 약 6%로 끌어올렸다. 이는 2022~2023년 제롬 파월 의장이 시행한 금리 인상과 유사한 패턴이다.
고금리 환경과 재인플레이션 위험
고금리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지만 여전히 높은 민감도를 유지하며, 재인플레이션의 위험은 상당히 존재한다. 이를 고려한 연준은 1995년부터 1996년 사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이자율은 여전히 5.25% 이상으로 유지되었다.
인플레이션의 하락과 금리 인하의 여건 성숙
1997년에도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추가 금리 인하의 여건이 성숙해졌다. 결국 1998년 인플레이션이 바닥을 치면서 연방기금 금리는 약 4.75%로 낮아졌고, 이로써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시점은 1995년 금리가 정점을 기록한 후 3년 이상이 지난 시점이었다.
'닷컴 열풍'과 투기 심리의 자극
당시 금리 수준은 향후 20년에 비해 "의심할 여지없이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던 당시 투자자들에게 1995년 6% 금리는 여전히 높은 기준으로 여겨졌다. 이후 3년간 금리가 완만히 하락하면서 시장에는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었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 조치가 이어지자 ‘닷컴 열풍’이 불어왔다.
이러한 환경은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며 결국 ‘닷컴 버블’이라는 초유의 시장 현상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과 닷컴 시대의 유사성
반세기가 지난 지금, 암호화폐 시장은 당시 나스닥과 매우 유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닷컴 시대와 "매우 유사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비록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전부터 암호화폐 시장 내 현금 유동성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이 유동성은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알트코인 시즌의 출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 정책과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 전망
금리 시장의 관점에서 현재 인플레이션 민감도 수준이 199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이 1990년대 그린스펀이 채택했던 전략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연장하면서도 필요 시 적절히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동성이 확보되는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유동성 축적 자체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트레이더들 역시 이와 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더리움과 기타 암호화폐 자산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적인 현금 흐름의 축적으로 인해 비BTC 암호화폐 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성 축적과 강세장의 시간적 지연
1990년대와 마찬가지로, 유동성 축적에 의해 촉발된 강세장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1999~2000년 강세장 이전에도 러셀 20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상승은 비교적 완만한 곡선을 그렸고, 중간에 몇 차례 하락을 경험했다. 진정한 ‘호황’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난 후에야 도래했다.
현재 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 ‘진짜 알트코인 시즌’이 도래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비건 알트코인 시즌'과 '진짜 알트코인 시즌'
‘진짜 알트코인 시즌’이 오기 전, 특정 시점에 짧은 기간 동안 ‘비건 알트코인 시즌’이 나타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진짜 알트코인 시즌’과 달리, ‘비건 알트코인 시즌’은 시장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발전이 아닌 암호화폐 시장 내부 요인에 의해 주도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건 알트코인 시즌’을 구분하는 특징은 명확하다. 현물 구매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로 파생상품의 레버리지가 이를 주도하며, 이는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11월과 12월에 발생한 ‘비건 알트코인 시즌’에서는 무기한 계약 금융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현물 중심의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결국 디레버리징이 발생하면서 ‘비건 알트코인 시즌’은 종료되었다.
알트코인 시즌, 인내가 필요한 시점
투자자들은 알트코인 시즌이 가져올 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블로핀(BloFin)은 현재의 거시적 환경에서 단기간에 ‘진짜 알트코인 시즌’이 도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며,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건 알트코인 시즌’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복권에 가까운 접근은 가능하지만, 급여나 연금과 같은 중요한 자금을 베팅에 사용하는 것은 신중히 재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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