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북한의 불법 자금 세탁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국적자 2명과 UAE 기반 무역회사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UAE 정부와 협력해 북한의 디지털 자산 세탁에 연루된 행위자들을 제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 대상은 중국 국적의 루 화잉(Lu Huaying), 장 지앤(Zhang Jian)과 UAE에 기반을 둔 그린 알파인 트레이딩(Green Alpine Trading)이다. 이들은 암호화폐 전환 및 자금 세탁을 통해 북한으로 자금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래들리 T. 스미스(Bradley T. Smith)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 대행은 성명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마련에 디지털 자산을 악용하고 있다"며 "재무부는 이러한 자금 흐름을 돕는 네트워크를 끊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재를 받은 루와 장은 UAE에 거주하며 활동했다. 루 화잉은 2022년 초부터 2023년 9월까지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전환한 뒤 북한이나 그 대리인들에게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지앤은 환전 작업에 관여했으며, 중국에 있는 북한 광선은행(Korea Kwangson Banking Corporation) 임원 심현섭(Sim Hyon Sop)의 자금 운반책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심현섭은 지난 4월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으며, 미국 법무부는 당시 심에 대한 두 건의 기소를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북한 IT 노동자들과 공모해 미국 내에서 불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자금 세탁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UAE 기반의 그린 알파인 트레이딩은 심현섭의 활동을 지원하는 자금 세탁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TRM랩스에 따르면, 북한과 연계된 조직들은 2023년에만 최소 6억 달러, 최대 7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분석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규모는 약 30억 달러에 달한다.
북한 사이버 범죄 조직들은 정교한 수법을 동원해 자금을 탈취하고 세탁하고 있다. 이들의 주요 수법으로는 합법적인 직원으로 위장,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운영 시스템에 악성코드 심기, 암호화폐 믹서를 이용한 세탁 등이 포함된다.
미국과 국제 사회는 북한의 디지털 자산 불법 활용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WMD 프로그램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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