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지난 3년간 23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40만개 이상을 확보했으나, 자금 조달 여건 악화시 주가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1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23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40만개를 매입했다. 이는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2%에 해당한다. 회사의 비트코인 트래커 데이터를 보면 12월 7일 기준 보유 비트코인 가치는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미실현 이익은 165억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수익률은 70%를 웃돌았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창업자가 회사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비트코인 헤지펀드로 변모했다. 이후 주가는 엔비디아를 제외한 대형 상장사 중 가장 높은 2,500%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은 더욱 놀라워서 12월 7일 기준 주가 상승률이 600%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 125%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는 현재 주당 400달러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은 9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의 2배 이상이다. 3분기에 1,85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소프트웨어 사업 실적과는 무관하다. 벤치마크의 마크 팔머(Mark Palmer) 애널리스트는 11월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전략으로 주주 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워서 8월 이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 레버리지 ETF에 45억 달러가 유입됐다. 11월 29일에는 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 솔브(Solv)가 '온체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트코인 매입에 나섰다. 제약사 호쓰 테라퓨틱스(Hoth Therapeutics), 인공지능 개발사 지니어스 그룹(Genius Group), 유튜브 경쟁사 럼블(Rumble)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Tesla)는 이미 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즈닷넷(Bitcointreasuries.net) 데이터를 보면 12월 7일 기준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액이 520억 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8월 비트코인 수익률을 새로운 성과 지표로 도입했다. 이는 발행주식 대비 비트코인 보유량 비율을 측정한다. 10월에는 향후 3년간 42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입 계획인 '21/21 플랜'을 발표했다. 팔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매년 비트코인 수익률을 4~6%에서 6~10%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분석했다.
세일러에게 420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 매입은 당연한 선택이다. 그는 2045년 비트코인 가격이 1,300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 300만 달러는 '약세장 시나리오'로 봤다. 팔머는 "이런 접근법에 비판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팔머는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고 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사냐는 질문에 경영진은 2020년 이후 실적을 보라고 답했다"면서도 "점수는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1/21 플랜의 첫 단계로 30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연 0% 금리로 사실상 무이자 차입이다. 투자자들은 주당 672.40달러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이는 12월 7일 주가보다 70%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2028년 6월 1일까지 주가가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현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조건의 사채가 최소 20억 달러 더 있어 자금 압박은 불가피하다.
상환 요구가 들어오면 회사는 불리한 조건으로 차환하거나 비트코인을 매각해야 한다.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자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매도는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어떤 경우든 비트코인 자산 대비 주가 프리미엄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이는 회사의 '비트코인 수익률' 전략도 무너뜨릴 수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11월 21일 최고점 543달러에서 25%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주가는 17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시장 하락기에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대부분 투자자에게는 블랙록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 같은 현물 비트코인 투자만으로도 충분한 변동성을 제공한다. 세일러처럼 비트코인에 강한 확신이 있다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에 큰 베팅을 할 수 있지만, 신중한 투자자는 피하는 게 좋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