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을 판결한 법원 판결 이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 해체를 포함한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구글에 대한 제재 방안으로 회사 해체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 해체 시도 이후 워싱턴이 처음으로 불법 독점을 이유로 기업 해체를 추진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크롬 웹브라우저를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텍스트 광고 판매 플랫폼인 애드워즈(AdWords)의 매각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이 외에도 경쟁사와의 데이터 공유 강화, 인공지능(AI) 제품에서의 불공정한 이점 방지 등 덜 강도 높은 옵션들도 고려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구글의 독점적 계약 체결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의는 아밋 메타(Amit Mehta) 판사가 8월 5일 구글이 온라인 검색 및 검색 텍스트 광고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고 판결한 이후 더욱 활발해졌다. 구글은 이 결정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메타 판사는 양측에 경쟁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제안을 포함한 사건의 2단계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
법무부 변호사들은 구글의 검색 지배력이 AI 기술 개발에 이점을 제공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구글이 웹사이트에 검색 결과에 나타나기 위해서는 자사 AI 제품에 콘텐츠 사용을 허용하도록 강요하는 관행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구글은 전 세계 약 25억 대의 기기에서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해 기기 제조업체들과 독점적 계약을 맺어 Gmail,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 자사 앱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계약은 또한 구글 검색 위젯과 크롬 브라우저를 삭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설치하도록 요구해 다른 검색 엔진의 경쟁을 막고 있다고 판단됐다.
구글은 기기와 웹브라우저에서 자사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설정하기 위해 최대 260억 달러를 지불했으며, 이 중 200억 달러는 애플에 지급됐다.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애드워즈의 다른 검색엔진과의 상호운용성 요구 등 대안적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이나 덕덕고(DuckDuckGo) 등 경쟁사에 데이터를 매각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하도록 요구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구글의 AI 관련 관행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구글은 일부 검색에 'AI 개요'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웹사이트 게시자들이 이 기능에서 제외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법무부의 조치는 1980년대 AT&T 해체 이후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업 해체가 될 수 있다. 구글에 대한 최종 제재 방안은 메타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판사가 회사에 이를 준수하도록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해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일시적으로 2.5% 하락한 160.1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일부 회복됐다.
구글 측은 가능한 제재 조치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으며, 법무부 대변인도 논평을 거절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배심원단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 유통을 독점했다고 판단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번 주 해당 사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며 구글이 "불법적 독점의 대가를 누리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경쟁사와의 데이터 공유를 강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유럽에서 최근 제정된 디지털 게이트키퍼 규정은 구글에 일부 데이터를 제3자 검색엔진에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구글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검색에 대한 정보만 공유하고 있다.
과거 독점 기업들에게 기술에 대한 경쟁사의 접근을 허용하도록 한 사례들이 있다. 1956년 AT&T에 대한 법무부의 첫 번째 소송에서 회사는 특허에 대한 무료 라이선스를 제공하도록 요구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도 일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무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구글의 AI 관련 관행도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가을 기업들의 불만 제기 후 AI를 위한 웹 크롤링을 차단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도입한 'AI 개요' 기능은 웹사이트 게시자들이 제외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AI 개요'는 아직 일부 검색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일부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되는 등 출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이 기능의 확대는 구글의 AI 우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어 경쟁 당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법무부의 조치는 구글의 미래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 환경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글에 대한 최종 제재 방안은 기술 산업의 경쟁 구도와 혁신 방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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