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3.0%를 기록하며 물가 냉각 신호를 보냈다.
CPI는 미국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 추이를 측정한 지수로, 미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물가지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 2021년 3월 이래 최소 상승폭을 기록했다.
5월 4.0%에서 1.0%p 내렸고, 시장 전망치 3.1%보다 0.1%p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CPI 기록은 지난해 6월 9.1%로 41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 6월까지 12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
전월 대비 CPI는 0.2%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 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4.8% 상승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5월 5.3%에서 0.5%p 낮아졌고, 시장 전망치 5.0%도 하회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2021년 8월 이래 가장 적은 월간 상승폭을 보였다.
5월 기록 0.4%에서 0.2%p 내렸으며 시장 전망치 0.3%보다도 낮게 집계됐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료품 물가는 전년 대비 기록은 5.7% 상승했다. 직전월 6.7%에서 소폭 둔화했다.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에너지 물가 하락은 CPI 상승을 억제했다. 전년 대비 16.7% 크게 하락하며 직전월 11.7% 하락세를 확대했다. 휘발유 물가는 전년 대비 26.5% 내렸다.
신차 물가는 5월 4.1% 오르며 직전월 기록인 4.7%의 상승 속도를 늦췄다. 중고차 물가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5.2% 내렸다.
CPI 가중치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여전히 물가 상승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년 대비 7.8% 상승, 직전월 8.0%에서 0.2%p 완화했다.
전월 대비로도 0.4% 오르며 직전월 0.6%에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교통비는 8.2% 상승하며 지난달 10.2%에서 상승폭을 좁혔다.
◇ 낮은 전망치보다 더 낮은 물가...시장 '긍정적' 반응
CPI와 근원 CPI의 전년, 전월 대비 기록이 모두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개장을 앞둔 미국 주식 선물 시장은 반등했다. 발표 직후 다우 지수는 0.53%, S&P500 지수는 0.60%, 나스닥 지수는 0.79% 상승했다. 재무부 수익률 전반은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발표와 함께 각각 3만910 달러, 1898 달러까지 순간 반등했다가 이후 1%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토큰포스트마켓에 따르면 12일 저녁 10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04% 상승한 3만742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0.95% 오른 1888.21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26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은 발표 직후 89.9%까지 내렸다가 다시 기존 92.4% 수준으로 되돌림했다.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끝에 지난 달 금리를 동결, 현재 기준 금리는 16년 최고 수준인 5.00-5.25%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뚜렷한 물가 개선 신호가 확정적인 금리 경로를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