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올해 대출상품 목표이익률 상향 폭이 가장 큰 은행은 우리은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23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계 일반 신용대출, 가계 신용한도 대출 등 가계 대출의 목표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우리은행이 가장 많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경우 우리은행은 지난 2월 목표 이익률을 1.95%로 잡아 지난해 12월의 1.64%보다 0.31%포인트(p)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1.71%에서 올해 2월 1.95%로 0.25%p, 신한은행은 1.35%에서 1.36%로 0.01%p 올렸다.
하나은행은 1.85%에서 변동이 없었고 KB국민은행은 3.28%에서 3.17%로 오히려 0.11%p 내려 잡았다.
가계 일반신용대출의 경우도 우리은행의 목표이익률은 지난해 12월 1.85%에서 지난 2월 2.15%로 0.3%p 상향조정돼 같은 기간 4.01%에서 3.73%로 0.28%p 내려 잡은 국민은행과 대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가계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은 2.21%로 변동이 없었고 농협은행은 1.71%에서 1.95%로 0.24%p 올랐다.
우리은행은 가계 신용한도 대출 목표이익률도 지난해 12월 1.85%에서 지난 2월 2.15%로 0.3%p 올려잡았다.
농협은행이 같은 기간 0.24%p, 신한은행이 0.01%p 상향조정해 우리은행의 뒤를 이었다.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4.00%에서 3.73%로 0.27%p 내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한 국내 은행들은 고금리 대출에 따른 이자 장사로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5조6천억원)보다 1조4천억원(24.0%) 급증한 7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9천 742억원으로 45.5%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8천 595억원으로 19% 넘게 늘었다. 신한은행은 7.9% 증가한 9천 31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동안 은행들은 목표이익률이 영업 기밀이라면서 외부 공개를 꺼려왔다. 대출 목표이익률은 각 은행이 기대이익 확보를 위해 설정한 수익률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전결금리'로 정해지는데 목표이익률은 업무 원가, 법정 비용 등과 함께 가산금리 항목에 들어있다.
다른 가산금리 구성 항목들이 산식 등에 의해 고정값처럼 결정되지만, 목표이익률은 은행에서 전략적으로 산정하는 마진율이다.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차) 축소를 은행들에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은행 등이 앞장서서 핵심 마진의 구성 항목인 목표이익률을 상향 조정하자 '상생 금융'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일부 은행이 큰 폭의 예대금리 격차를 통해 역대급 수익을 내는 가운데 목표이익률까지 조정해 추가 이익을 거두고 있다"면서 "고금리로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