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전날 20일 서울에서 국제증권협회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Securities Associations, 이하 ICSA)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ICSA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해당 일정을 소화한다. 컨퍼런스는 ICSA 연차총회 기간 중 3일차에 '금융 산업의 미래를 대비하다'(Future-proofing the Financial Industry)라는 테마로 약 300명 이상의 금융투자협회 회원사 및 국내외 시장참여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ICSA 연차총회는 국제 자본시장 주요 현안 및 시장동향 파악 등 ICSA 회원간 정보 공유를 위해 매년 대륙별 순차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연차총회 첫째날과 둘째날은 ICSA 내부 안건처리 등 ICSA 회원들만 참여하는 비공개 행사(Closed Session)로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서유석 금투협회장은 "이번에 서울에서 개최된 ICSA 연차총회와 국제 컨퍼런스가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투자업계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우리 자본시장업계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솔루션을 위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는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정각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및 오세훈 서울시장의 순으로 시작됐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국회에서도 자본시장의 핵심 기능을 제고하고 자본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화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법률 지원에 힘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구체적인 입법 노력을 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열린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총회를 언급, “암호화폐와 디지털 시장, 국제 통합규제 권고안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입법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였으며 세계 금융규제가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감독당국도 열린 자세로 오늘 논의되는 건설적인 의견들을 깊이 경청하고 지속가능한 자본시장의 미래를 위해 적극 뒷받침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올해는 30여 년간 유지되어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12월부터 폐지되어 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토큰증권(STO),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다자간매매체결회사 (ATS) 등 한국 정부가 올해 추진 중인 과제들이 컨퍼런스에서 주된 논의대상이라는 점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금번 '2023 ICSA 연차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됨을 축하하며, 서울시에서 현재 추진 중인‘세계 5대 금융도시’프로젝트에 금번 컨퍼런스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축하 메세지를 전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디지털 및 테크 혁명, 가상자산 시장, 선진 글로벌시장의 성공적인 모험자본 공급 체계, 거래플랫폼의 다각화에 속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내부주문집행, STO 등의 트렌드, 평생소득·퇴직연금 중심의 글로벌 자산관리시장 트렌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피터 매티슨 미국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전무는 첫 번째 세션에서 최근 미국의 정치·경제 현황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미국 금융 시장은 예상보다 더 탄력적으로 회복되었으나 아직 2024년 예정된 미국 대선으로 인해 시장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고 경고하며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4년 1.7%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은 2023년말, 2024년말 모두 3.0%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경제전문가들의 78%는 미국연준의 기준금리는 5.00~5.25%포인트까지 올랐다 그 이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반 퓨너레드 스웨덴증권시장협회(SSMA) 회장 겸 ICSA 회장은 유럽의 현 금융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 "코로나 시대 이후 유럽의 금융시장은 회복권에 들었으나 아직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의 유럽연합(EU)의 자본시장동맹(CMU)의 취지를 살려서 유럽 시장의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현재 EU는 CMU를 통해 고용, 성장 및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역내 단일 자본시장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브라이언 패스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관련 투자가 증가하면서 채권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라며 "친환경 채권투자가 전세계 시장의 약15~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은 팬데믹, 전쟁, 은행 부실 등을 겪으며 많이 불안정한 상태이나 시장의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기술혁신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시장 참여자와 규제담당자들의 협업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병서 경희대학교 교수는 "미·중 갈등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아직은 미국 시장이 우세하나 향후 반도체·배터리 전쟁의 향방을 예의주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슈탁 카파시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아시아대표는 지역별 채권시장에서의 분산원장기술(DLT)관련 활용 및 규제에 대한 발표를 하였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최신 인공니증(AI)·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거래 및 분류 등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미국의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전문가인 조나단 복 블랙스톤(Blackstone) BDC 대표는 '모험자본 시장 성장 방안'이라는 주제로 미국 BDC 시장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조나단 복 대표는 "BDC 투자는 일반적으로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대출(DL)에 집중되어 있으나, 확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4조 달러(약 5천조원)에 육박하는 파이낸싱 잠재규모를 보이는 등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조나단 딕스 영국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Octopus Investment) 최고투자책임자(CIO)는 'VCT(Venture Capital Trust)가 이끈 영국 초기단계 투자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VCT의 선정 기준, 투자전략 등에 대한 설명과 VCT를 통해 벤처 투자 금액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간을 갖았다.
그는 "영국에서 성공적으로 자기매김한 세제주도형 상품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고 VCT 투자를 받은 기업의 성장으로 7만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창출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9년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및 유망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제도 도입이 발표 됐으며, 현재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으로 금번 발표는 업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금융 거래플랫폼의 다각화 벤치마킹' 세션에서는 켄 카와이 앤더슨모리앤토모츠네(Anderson Mori & Tomotsune) 파트너변호사가 일본의 STO시장 관련 규제현황 및 활용사례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어 피라스 하즈타엡 일본 노무라 퀀트트레이딩전략 글로벌 대표는 전세계 다크풀 시장 현황, 운영방식 및 유동성 솔루션에 대한 각종 예시를 보여주는 시간을 갖았다.
이외에도 발제를 맡은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체거래소 및 내부주문집행 관련 국내외 현황 관련 발표를 진행했다.
마지막 '글로벌 자산관리 최신동향' 세션에서는 앨리스 로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최고경영자(CEO) 발표로 시작됐다.
앨리스 로 CEO는 전세계 인구 중 60세 이상 인구 수의 급증 및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연금시장의 중요성과 홍콩의 법정 기업연금제도(Mandatory Provident Fund, MPF)의 디폴트옵션제도 등에 대한 발표를 이어 나갔다. 이에 더해 연금제도는 최대한 운용비용을 낮춰야하며, 상품 설계 시 세제혜택을 충분히 반영시키고, 분산투자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또한 사토시 노지리 핀웰리서치 CEO는 "일본의 개인종합관리제도인 NISA가 2024년부터 투자금액과 비과세보유 기간이 연장되는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터 스튜어트 머서 선임 컨설턴트는 미국과 영국의 연금시장 현황에 대한 발표를 통해 유연한 연금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 실제 미국, 영국 등에서 평생소득 창출을 위해 퇴직연금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자산관리(WM) 상품들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