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네테그로 법원, 권도형 6개월간 구금 연장...범죄인 인도 절차 이유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몬네테그로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이유로 6개월간 구금을 연장한다고 명령했다.

권 대표가 현지 유력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폭로와 관련한 특별검찰청의 소환조사도 예정돼 있다.

1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에 대한 한국의 송환 요청에 따라 6개월간 범죄인 인도 구금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포베다는 “한국의 요청에 따라 고등법원에서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담당 판사가 이 사건에 대해 범죄인 인도 구금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두 사람은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대표 등은 이후 포드고리차 외곽 스푸즈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에서 지난달 11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권 대표 등은 첫 재판에서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금으로는 1인당 40만 유로(환화 약 5억 8000만원)를 제시했다.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보석을 허가했으나 검찰이 불복해 상급 법원인 고등법원에 항고했다. 고등법원이 검찰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취소하자 지방법원은 피고인들의 재정상활을 고려할 때 40만 유로가 작은 부분이 아니라면서 보석을 다시 허용했다.

검찰은 이에 재항고했다. 고등법원은 이날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권 대표와 한씨의 보석이 확정됐다.

그러나 고등법원이 이와 동시에 권 대표 등에게 6개월간 범죄인 인도 구금을 명령함에 따라 두 사람은 계속해서 구치소에 남게 됐다.

범죄인 인도 사건을 맡고 있는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 절차와 관련해 권 대표 등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구금을 명령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다음 재판은 16일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다.

16일에는 권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몬테네그로 거물 정치인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현지 특별검찰청의 소환 조사도 진행된다.

앞서,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조기 총선(11일) 직전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 블라디미르 노보비치 수석 특별검사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신생 정당 ‘지금 유럽’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폭로했다.

몬테네그로에서 외국인이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운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정당은 모든 기부금을 부패 방지국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스파이치 대표는 테라폼랩스 초창기인 2018년 초에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자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 유럽’은 아바조비치 총리와 아드지치 내무장관이 권력을 활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 했다며 직권 남용 혐의로 이들을 특별검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특별검찰청은 14일 권 대표와 한씨가 규금된 구치소 내부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별검찰청이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기소로까지 이어진다면 권 대표 송환국이 미국인 한국 중 어디로 결정되든 실제 송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