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문제를 겪고 있는 터키와 아르헨티나가 암호화폐 보유율 기준 전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매체는 "터키, 아르헨티나처럼 물가는 급등하고 법정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일부 국가에서 암호화폐 안전자산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서치 기업 GWI 데이터에 따르면 터키의 암호화폐 보유율은 27.1%, 아르헨티나는 23.5%로 전 세계 암호화폐 보유율인 11.9%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와 1:1 가치를 제공하는 USD코인(USDC)이나 테더(USDT)가 부족한 달러의 대안이 되고 있다.
디지털 결제 플랫폼 '트라이벌크레딧'의 에합 자그룰(Ehab Zaghloul) 수석 연구원은 "개인이든 기관이든 현지 통화 절하를 헤징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USDC나 USDC처럼 더 강한 통화에 연동된 자산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시슬라바 오베르트(Dessislava Aubert) 카이코 애널리스트는 대통령 및 의원 선거를 앞둔 터키에서 지난주 USDT-리라화 거래쌍이 수개월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공통점은 급격한 물가 상승에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는 점,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자본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점이다.
3월 기준 터키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 수준인 5%보다 10배 높은 50.51%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무려 104%의 물가상승을 경험했다.
터키의 리라화와 아르헨티나의 페소화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페소는 공식 환율에 따라 달러당 222에 거래되야 하지만 암시장에서는 두 배가 넘는 464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1년 내 디폴트(채무불이행) 확률은 각각 17%, 23% 수준이다.
시장 분석업체 K33리서치는 "암호화폐 채택은 자본 통제, 금융 불안정, 정치 불안이 큰 국가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