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20일(한국시간) 가상자산 규제안 '미카'를 통과시켰다.
유럽연합에 27개국이 소속되어 있는만큼, 세계 최초로 구체적인 규제가 나왔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이 발표하는 미카가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의 초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왔다.
하지만 미카가 통과되며 부정적 평가도 뒤따라오고 있다. 유럽의회의원(MEP) 어니스트 우르타손은 미카에 대해 "구식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카의 준비기간이 약 3년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최신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크게 이슈가 되었던 테라·루나 사태나 FTX 파산 등에 대한 예방책이나 대책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그는 "여러 중요한 규제 문제들은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으며, 이처럼 미카의 부족한 점을 보안하기 위해 새로운 입법 조치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도 이런 부분을 염두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단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규제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구체화시킨 규제를 공개한 후 여기에 추가적인 제언 및 조항 등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미카는 가상자산을 그 활용처에 맞게 분류하고 각기 다른 규제의 틀을 적용하고 있다. 미카는 탈중앙성을 강하게 띈 규제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는 미국이나 일본이 지향하는 방향과 다르다는 분석도 있었다.
업계는 미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일단 가상자산 맞춤형 공식 규제가 최초로 나왔다는 점에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이 가상자산 규제안 '미카'를 통과시켰다"며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이 시장참여자들을 보호하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규정을 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카에 대해 "명확한 규칙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미카는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업계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가장 실용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차원에서도 규정 준수를 위해 향후 12~18개월 간 비즈니스를 조정할 준비가 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동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강화 언급이 늘며 관련 기업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코인베이스, 비트렉스 등은 "규제 강화를 언급하면서 가상자산 맞춤형 규제가 없고 불명확하다"며 특히 미 당국에 대한 비판을 해왔다. 코인베이스는 "수 년 이내에 미국 내 규제 명확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근거지를 이전할 계획"이라고도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19일(현지시각) 올해 첫 스테이블코인 청문회를 개최하고 법안 초안에 대한논의를 진행했으나 무산됐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의원들의 초안이 구식이고, 지난해 이슈들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반대한 것이 무산 이유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이 법안의 유용성과 중요성에 대해 초당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한편 미카는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