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를 투자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17일 기소했다.
SEC는 미등록 거래소, 브로커, 청산소 운영을 이유로 비트렉스 거래소와 윌리엄 시하라 비트랙스 공동설립자, 비트렉스 해외 계열사인 비트렉스 글로벌까지 전부 기소했다.
미 SEC는 "비트렉스 플랫폼이 등록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가상자산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브로커 딜러, 거래소 및 청산 기관 증권 거래소, 국가 증권 거래소 또는 청산 기관으로서 기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SEC는 비트렉스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인을 포함한 투자자로부터 거래 수수료 등으로 13억 달러(한화 약 1조716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구르비르 그로왈 증권거래위원회 집행국장은 비트렉스를 상대로 한 기소 건을 두고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여타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비트렉스는 코인마켓캡 기준 41위 규모 거래소다. 2014년 설립 이후 공격적인 알트코인 상장으로 유명했지만, 0.25%의 높은 거래 수수료와 가상화폐공개(ICO) 토큰 상장 제한 등으로 현재는 순위가 밀린 상태다.
SEC 기소에 대해 비트렉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SEC가 기소를 확정하기 전인 지난달 비트렉스 측에 웰스노티스를 전달했고, 이에 비트렉스는 '미국의 현 규제 및 경제 환경'를 이유로 4월 말 미국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불법 금융거래 등에 개입한 혐의가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기소 제기에 앞서 해명 기회를 주는 일종의 사전 통지서다.
비트렉스의 사업 철회의 실질적 사유는 '미국 규제 미비'에 가깝다.
지난 주말 데이비드 마리아 비트렉스 변호사는 "3월에 웰스 노티스를 통해 법적 위반의 증거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이미 정보를 상당 부분 공유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 측이 '합리적인 제안'을 하지 않는 한 비트렉스는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당초 '규정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인 것 아니냐'는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위원회의 처벌성 규제 형태를 두고도 불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런 강압적인 규제 적용 시기를 틈타 중국은 홍콩을 개방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처벌성 규제는 좋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