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 위기로 지난 10일(현지시간) 전격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경기침체 및 연이은 도산 등의 위험이 증폭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SBV, 시그니처뱅크 등 가상자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 은행들이 파산하는 등 잇따른 경영 상 문제를 일으키며, 가상자산 업계는 앞으로 은행과의 협력 관계에도 위험이 초래될지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암호 화폐 친화 은행 실버게이트는 지난 9일(현지 시간) 청산을 결정했고,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도 파산했다.
중소 은행에 대한 위기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미국 업계 16위 은행인 SVB 파산, 12일 시그니처뱅크 파산은 미국 뿐만 아니라 이들과 거래를 하고 있는 전세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VB 파산으로 가장 먼저 직격탄을 입을 곳은 미국 스타트업들이다.
미국 전역에서 벤처캐피털이 지원하는 신생기업 중 절반 이상이 실리콘밸리은행과 거래 관계가 있고, 미 증시에 상장된 미국 테크 및 의료 벤처기업 중 44%(2022년 기준)가 실리콘밸리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제공받고 있기 때문이다.
SBV는 비록 실버게이트 사태처럼 가상자산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건 아니지만 중소기업과 중소은행들에게는 SVB 파산 자체가 위험 신호로 여겨져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으로 확산됐다.
다만 뱅크런이 확산된 이유와 실물 경제와의 연관성 측면에서는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실버게이트에서는 지난해 FTX 사태 이후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불신에 따른 현금 인출 사태가 일어났다."며 반면 "SVB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스타트업의 예금 소진이 뱅크런으로 이어졌으며, 시그니처은행에서는 SVB 청산이 전이되면서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 13일 글로벌 자산운용사이자 기술 대출업체인 Liquidity Group은 SVB 파산으로 타격을 입은 스타트업에 30억 달러(한화 약 4조원)의 긴급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출범한 Liquidity Group은 지난 2월 MUFG로부터 14억 달러(한화 약 1조 8천억원)의 평가액으로 4000만 달러(한화 약 521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은 뒤 유니콘 지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