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 "암호화폐 업계, 당국 문제 해결 기다리기만 해선 안 돼"

친(親) 암호화폐 성향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관계자가 업계 문제를 규제 당국이 해결해 주길 기다려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20일(현지시간) SEC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듀크 대학 디지털 자산 컨퍼런스에서 더욱 투명하고 협력적인 규제 접근이 필요하지만 "업계는 규제 당국의 조치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산업을 적극 지지해 '크립토 맘(Ctypto mo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SEC의 강제 집행과 기소에 반대해, 2020년 2월 토큰 프로젝트에 규제 적용 및 집행을 유예하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규정도 제안한 바 있다.

◇ 불탄 암호화폐 산업, 복구는 '업계' 손에

SEC 위원은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일으킨 화재로 인해 암호화폐 업계의 많은 부분이 불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지난해 악의적이고 부주의한 행위자들이 암호화폐 세계에 지른 불은 새해에 교훈이 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업계인들과 규제 당국은 매우 끔찍했던 2022년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EC 위원은 "블록체인은 혁신적인 기술인 만큼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새로운 산업은 발전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봤을 땐 불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기술 전문성이 부족한 규제 기관의 지침을 기다리기보다는 개발자들이 책임을 지고 업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수정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어스 위원은 "업계는 주변에 서서 지켜보는 지지자가 아니라 블록체인 가치와 효용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구축하는(building)하는 이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미래를 믿는 이들은 규제 당국이 지난해 표면화된 문제를 해결해 주길 기다려선 안 된다"면서 "해로운 관행을 근절하고 좋은 행동을 장려하기 위해 직접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규제 역시 진전 필요해

물론, 규제 당국 차원에서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C 위원은 일반 기업보다 심사 기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당국이 블록체인 기업 등록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집행하지 않는다는 공문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문과 의견 제공'이라는 규제 방식을 지지하지만 "기존 공시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 당국이 법 테두리 안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더욱 매끄러운 규제 절차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스터 피어스는 SEC의 기존 규제 방식이 '불안에 의한 규제(regulation by anxiety)'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불투명한 규제 환경이 준법자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면서, 더 나은, 더 정확한, 더 투명한 법률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분야에 다양한 부문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 보다 세밀한 규제 접근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당국 규제 지침이 대부분 중앙화된 기관을 위해 설계돼 있어 탈중앙화된 프로젝트에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맞춤식 공시 체계 등을 마련하면 투자자와 암호화폐 기업 모두에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 디파이적 규제로 '탈중앙화' 특성 보호해야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탈중앙 금융 부문이 내장된 디파이 툴을 통해 자율 규제를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파이는 자체적으로 규제가 해야 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고유의 특성은 특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반 코드베이스보다 프론트엔드 디파이 포털이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는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설립자의 주장은 "산업의 탈중앙 특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그는 "전통 규제 체계를 통해 디파이를 강제하려는 시도는 소수의 대기업이 등록된 디파이 프론트엔드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중앙화 금융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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