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이 정기회의를 통해 디지털 유로에 대한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파비오 파네타 ECB 집행위원회 위원이 디지털유로에 대한 정기회의에서 "디지털 유로의 프라이버시 관련 이슈 결정은 EU 의원들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프라이버시와 다른 중요한 공공정책 목표 사이의 균형을 결정하는 것은 입법자가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유로가 사용자에게 제공할 프라이버시의 정도는 입법자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게 파비오 측 입장이다.
또한 디지털 유로는 사용자를 위한 디지털유로 계정을 위해 민간은행과 같은 중개자(Intermediaries)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파비오 파네타는 "그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 "디지털 유로는 결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디지털 유로는 탈중앙화 기술로는 구동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처럼 거대한 시스템을 운영하기엔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 않을 수 있다고 다수의 전문가가 주장하고 있다는게 파비오 측 주장이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여전히 논의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바우처가 아닌 돈을 발행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파비오 파네타는 ECB 공식 블로그를 통해 "규제기관에 의해 규제되지 않는 디지털 자산(암호화폐) 거래는 도박으로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름만 안정적이었던 테라USD(USTC)는 다수의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헤지펀드, 거래소, 채굴 업체 등을 줄도산시킨 장본인이다"고 강조했다.
향후 수개월간 테라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은 추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와 같이 암호화폐 산업에는 과도하게 높은 레버리지, 부적절한 거버넌스 등이 팽배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암호화폐들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라며 "그저 투기적 목적으로 소비될 뿐이며, 이는 도박과 다름이 없다. 또 규제되지 않은 암호화폐 산업에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붕괴는 구백만명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 탈세, 자금세탁, 테러자금조달, 제재회피 등에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사례도 증가했다.
파비오는 "이 같은 점은 우리가 암호화폐 산업을 계속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