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규제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격과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대규모 워시 트레이딩(wash trading, 자전거래)을 진행하고 있다는 미국 국립경제연구소(NBER)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NBER 연구 보고서 '크립토 워시 트레이딩'는 2019년 7월 9일부터 11월 3일까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후오비 등 대형 거래소와 미규제 거래소 29곳의 거래 데이터와 거래 패턴을 분석했다.
비규제 거래소의 경우, 전체 거래량 중 워시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7.5%에 달했다. 2등급 거래소 12곳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이 워시 트레이딩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워시 트레이딩은 인위적인 시장 활동을 만들기 위해 동일한 금융 자산을 동시 매매하는 행위"라면서 "가격과 거래량을 왜곡시키고 시장에 대한 신뢰와 참여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20년 1분기 기준 현물 시장에서 4조5000억 달러 이상, 파생상품 시장에서 1조 5000억 달러 이상이 워시 트레이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미규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워시 트레이딩이 광범위하게 나타났지만 규제 거래소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BER은 "더 많은 이용자 기반과 업력을 가진 암호화폐 거래소는 워시 트레이딩이 적었다"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거래소들이 워시 트레이딩을 통해 단기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워시 트레이딩은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가격이나 코인마켓캡 같은 제3자 사이트의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NBER이 코인마켓캡 순위 기록과 거래량 정보를 분석한 결과, 거래량의 70%가 워시 트레이딩인 거래소들은 평균 46계단의 순위 상승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