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뱅크먼 프리드 FTX 설립자가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20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송환 후 처음 뉴욕 지방법원에 출두한 뱅크먼 프리드는 보석금 납입 조건으로 석방됐다. 보석금은 역대 최고 수준인 2억5000만 달러로 책정됐다.
판사는 피고가 잘 알려져 있는 만큼 도주가 어려우며 금융 범죄 혐의를 받고 있어 자금을 움직이거나 사업을 다시 시작해 해를 가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거주지는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샘 뱅크먼 프리드의 부모 소유 자택으로 제한된다. 보석금은 해당 자택 지분을 담보로 확보될 예정이다.
보석 합의 조건에 따라 FTX 설립자는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아야 한다. 운동 목적 외에 외출이 불가하며 여권은 반납됐다. 1000달러 이상의 금융 거래, 신용 대출 신규 개설도 금지된다. 아울러, 약물 남용 및 정신 건강 치료도 받게 된다.
320억 달러 규모에 달했던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파산하면서 설립자이자 전 CEO 샘 뱅크먼 프리드는 전신 사기, 증권 사기, 자금 세탁, 선거자금법 위반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뉴욕 검찰은 FTX의 고객 자금을 계열 투자사 알라메다가 유용한 점, 거래소 토큰 FTT 가격을 조작한 점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종신형에 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검찰과 규제 당국에 따르면 캐롤라인 엘리슨 알라메다리서치 전 CEO와 게리 왕 FTX 공동 설립자는 유죄를 인정하고 당국에 협조하고 있다. 이는 샘 뱅크먼 프리드 기소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죄 판결 합의서에 따르면 캐롤라인 엘리슨은 세법 위반 외에 추가 기소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뉴욕 검찰 및 유관 수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보석금은 25만 달러로 책정됐다.
샘 뱅크먼 프리드의 다음 법원 출두 일정은 내년 1월 3일이다.
한편, 샘 뱅크먼 프리드의 석방 소식에 거래소 토큰 FTT 가격은 한때 30%가량 상승했다. 현재는 전날 대비 14% 오른 1.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