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칼럼] DAXA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누구를 위한 것일까

12월 7일 저녁 8시가 다 되어갈 무렵,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위믹스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에 관한 소식이 들려왔다. 결과는 기각. 하루전인 6일, 본 가처분 신청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인터뷰에서 조심스레 인용에 대한 의견을 밝힌 필자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물론 정확한 유통량을 숨긴 위믹스재단측도 잘한 것은 없지만 과연 상장폐지만이 답이었을까. DAXA의 거래지원 여부에 대한 결정이 곧 상장폐지의 기준이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담당 재판부가 기각결정을 내린 근거는 피신청인인 가상화폐거래소들이 내세운 근거와 거의 일치했다.

DAXA는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이루어진 협의체로 지난 2022년 5월 루나,테라 사태 이후 시장의 규제공백이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 민,당,정 간담회 이후 구성되었다. DAXA는 자율규제를 위해 구성된 단체로 자율적으로 구성된 협의체이며 공적 결정권한은 없는 단체이다. 그런데 공적 결정권한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상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중 원화마켓을 보유한 다섯 거래소로 이루어진 첫 협의체이다 보니 그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DAXA에서 내린 결정이 업계의 스탠다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어 사실상 공적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여지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DAXA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지금까지 가상화폐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인용된 케이스는 단 한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DAXA는 지난 2022년 9월, 가상화폐 상장여부,상장폐지여부를 결정하는데 고려할 가이드라인으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일관성 없는 기준으로 거래지원 여부를 결정하다보니 투자자보호에 미흡하였다는 판단하에 이러한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 것인데 아직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졌는지, 정해졌다면 어떠한 항목을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하여 거래지원여부를 결정할지 외부에 공표된 것이 전혀 없다.

어떠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든 ‘투자자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미 발생되어 시장에 반영된 리스크를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투자자보호에 미흡한 모순적인 조치가 된다. 가상화폐 유통과정에서 유통량등이 불분명하거나 공시 내용과 맞지 않게 초과된 양이 유통되었을 경우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중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이익형량을 한 다음 시장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수단으로 제재를 가하면 된다. 이후에 같은 문제가 지속되거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 더 강화된 제재수단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차례의 소명절차에서 불분명한 소명이 있었다는 이유로 바로 상장폐지를 결정하여 통보하는 것은 ‘이게 과연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당장 가처분 기각결정이 있은 다음날인 12월 8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위믹스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공시해 자본시장에서 오해하도록 했는지, 회계처리를 잘못한 것이 있는지 검사하겠다는 입장을 표현했다. 이렇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감시하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패널티를 부여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꼭 상장폐지 결정을 했어야 할까.

아직 DAXA가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든것인지, 만들었다면 어느정도나 정교하게 가이드를 설정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앞서말한 것처럼 ‘투자자보호’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은 큰 아쉬움이 남는 결정인 것 같다. 결정이 있은지 이틀이 지난 오늘 여러 매체를 통하여 위믹스가 해외중대형 거래소에서도 상장폐지 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공은 누가 쏘아올린 것일까.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