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투자 손실액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클 세일러가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는 의장직을 맡아 기업의 비트코인 전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지지자인 마이클 세일러가 1989년 자신이 공동 설립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EO직을 사임한다.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르 퐁 대표가 CEO직을 담당하며 마이클 세일러는 새로운 의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르 퐁은 2015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다가 이후 대표 역할을 맡아왔다.
앞으로는 르 퐁 대표가 CEO직을 겸하면서 전반적인 기업 운영을 처리하고, 마이클 세일러는 의장으로서 비트코인 인수 전략 및 관련 지원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된다. 해당 내용은 오는 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마이클 세일러는 “의장직과 CEO직의 업무 분담은 비트코인을 인수하고 보유하는 것과 기업형 분석 소프트웨어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 이 두 가지 기업 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 투자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시기에 CEO직을 넘겨주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상장사 최초로 비트코인에 투자해 12만9699BTC를 보유 중이다. 취득 당시 금액은 약 40억 달러이며 평균 단가는 약 3만664달러다.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분기 비트코인 손상 차손이 9억1780만달러라고 밝혔다. 손상 차손은 시세가 기업이 매입한 가격보다 떨어지면 발생하는 차액이다. 1분기 1억7000만달러에서 급격히 늘어난 수준이다. 분기 매출은 전기 1억1930만달러에서 2분기 1억2210만 달러로 증가했다.
6월 시장 하락에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마이클 세일러는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 변동성에 대비해 대차대조표를 구성했다"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역경을 뚫고 계속해서 비트코인을 보유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한 외부 평가는 점점 악화하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는 지난달 26일 마이크로스트래지의 주식 목표가를 180달러로 잡고, ‘투자의견을 '보류'에서 ‘매도의견’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주식 하락률이 시장 평균치보다 클 것을 예측해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현재 주가는 278.26달러다. 지난해 최고점 대비 75%, 올 들어 50%가 빠졌지만,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가면서 6월 말 이후 73%, 지난 한 달 동안 48% 이상 상승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포함하고 있는 기업은 최소 27곳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테슬라, 블록 등과 기업 비트코인 보유 물량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 1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가 지난달 21일 75%에 해당하는 물량을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