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1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9시 15분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ECB는 기준금리 25bp 인상을 시사했다. 다만 ECB가 예상을 깨고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의 물가가 급등하는 한편 각국이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사전 예고했던 25bp 인상을 깨고 50bp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기준금리를 50bp 올릴 경우 2014년부터 유지된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ECB가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 예상하는 근거는 높은 소비자물가다. 19일 유럽연합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8.6% 상승했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래 최고치다.
사진 = 유로존, 유럽연합 물가 상승세 / eurostat
이 같은 상승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컸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42% 치솟았다.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는 것도 ECB에게 압박을 주는 요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3월 기준금리를 25b 인상한 데 이어 5월에는 50bp를 올렸다. 6월에는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종전 -0.75%에서 -0.25%로 50bp 올렸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달 기준금리를 종전 1.5%에서 2.5%로 100bp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ECB의) 50bp 인상 논의는 6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며 "분석가들은 가격 상승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텟 자산운용 거시경제 리서치 대표 프레드릭 두크로젯은 "50bp 인상 근거는 오래 전부터 있었고, ECB는 진작 빅스텝을 취했어야 한다"면서 "(빅스텝 자체보다) 타이밍과 시장과의 소통 방식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ECB는 7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재정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파이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ECB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속도, 비용, 상환 조건 등을 고려했을 때 지불수단으로 사용하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