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드래프트 시즌이 다가오면서 각 구단은 제2의 톰 브래디나 페이튼 매닝, 또는 디온 샌더스처럼 게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매년 수많은 자원과 비용을 들이고도 낙제점을 받는 신인들이 속출하는 이유는 스카우팅이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과학*이라는 점 때문이다.
엘리트 선수들을 배출하는 명문대 출신 선수는 동료들의 실력에 가려 상대적으로 쉬운 경기만을 경험한 경우가 많고, 반대로 중소 규모 대학 소속 유망주는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한 채 무명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NFL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커트 워너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북아이오와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명받지 못했지만, 이후 전설적인 커리어를 써 내려갔다.
이런 한계를 AI 기술로 극복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최근 MIT 슬론 스포츠 애널리틱스 콘퍼런스에서 주목받은 수머스포츠(SumerSports)는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로 선수 한 명 한 명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평가한다. 수머스포츠 최고경영자 로리사 호턴은 "프레임 단위 분석을 통해 스냅 단위, 그리고 게임 단위까지 선수의 의사결정을 평가한다"며 플랫폼의 핵심 방향을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는 것을 넘어, NFL 출신 전문가 20명과 데이터 과학자가 협업하여 AI의 분석 결과를 NFL의 맥락에서 정교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술과 경기 해석이 전통적으로 분리돼 있었지만, 양측이 점차 공감대를 넓히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호턴의 설명이다.
수머스포츠가 제공하는 AI 플랫폼은 현재 세 가지 핵심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첫째, 선수 퍼포먼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샐러리캡을 고려한 전략적 트레이드와 팀 재편에 도움을 준다. 둘째, 전통적인 스카우팅 방식보다 더 정교한 *선수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팀 전술과의 적합성까지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경기 전략 수립이나 장기적인 리빌딩 계획 등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해외의 기타 데이터 서비스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호턴은 "AI와 인간 전문가의 협업, 그리고 프레임 단위 분석 덕분에 주관적인 평가와 객관적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된 인사이트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 스냅에서 리시버가 얼마나 공간을 창출했는지, 공을 어떻게 잡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별 플레이마다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선수의 성장 가능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턴은 NFL과 NCAA 일부 팀들이 현재 수머스포츠의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으며, 더 많은 팀으로의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 탓에 기술 도입에 저항이 만만치는 않다는 현실도 덧붙였다. 콘퍼런스에 함께 참석한 NFL 출신 스카우트 스콧 피올리는 "기존 NFL 관계자들에게 이런 기술은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제이든 대니얼스를 만났을 때 가상현실 헤드셋을 활용해 미경험 경기장의 소음과 구조에 사전 적응하던 모습을 보고 기술의 잠재력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수머스포츠는 장기적으로 고교 풋볼, 다른 스포츠 종목, 그리고 AI 기반 훈련 도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은 대학과 프로 미식축구에 최적화된 분석 도구라는 정체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자체 제작한 NFL 드래프트 가이드도 무료로 배포 중이다. 현재와 미래의 스타를 조망하기에 좋은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