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가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오픈AI(Open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가 세운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afe Superintelligence)’가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유치하며, 올해 최대 규모의 AI 투자 사례를 기록했다. 이 라운드는 그리노크스 캐피털 파트너스(Greenoaks Capital Partners)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a16z와 세쿼이아 캐피털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안전한 AI 개발을 목표로 지난해 10억 달러를 조달했던 데 이어 불과 7개월 만에 또 한 번 대형 투자를 이끌어내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제너레이터를 제작하는 ‘메인스프링 에너지(Mainspring Energy)’가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주도로 2억 5,800만 달러(약 3,700억 원)를 조달했다. 이 회사가 구축하는 고효율 발전기는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과 맞물려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사에 수십 메가와트 급 전력을 공급할 장비를 올해부터 배송 중이다.
웹3 및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흥미로운 움직임이 이어졌다. 지속 가능한 비트코인 채굴과 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는 ‘오라딘(Auradine)’이 1억 5,300만 달러(약 2,20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번 라운드는 스텝스톤 그룹(StepStone Group)이 주도했다.
바이오테크 부문 역시 활발했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글라이코마인(Glycomine)’은 1억 1,500만 달러(약 1,650억 원) 조달을 통해 주요 임상 시험 준비에 나서고 있으며, 뇌·망막 임플란트를 개발하는 ‘사이언스(Science)’는 1억 4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확보하며 닐롤링크(Neuralink)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닐롤링크 공동 창업자 출신 인물에 의해 설립된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고도화된 신경 인터페이스를 연구하고 있다.
데이터 인프라를 겨냥하는 투자도 눈에 띈다.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해머스페이스(Hammerspace)’는 알티미터 캐피털의 주도로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유치했다. 사이버보안 시장에서는 ‘엑사포스(Exaforce)’가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등의 투자로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AI 에이전트를 보안 관제센터(SOC)에 도입해 인간의 개입을 줄이고 효율적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헬스케어 플랫폼 ‘챕터(Chapter)’도 같은 금액을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해당 플랫폼은 노년층의 메디케어 가입을 돕는 서비스로, 스트라이프스(Stripes)의 리드 아래 총 투자금 1억 8,400만 달러(약 2,640억 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어토비아 테라퓨틱스(Attovia Therapeutics)’와 핀테크 스타트업 ‘루마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스(Luma Financial Technologies)’ 또한 각각 9,000만 달러(약 1,300억 원), 6,300만 달러(약 900억 원)를 유치했다.
한편, 이번 주 미국 외 지역의 최대 투자건은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젤로스(Zelos)가 이끈 2억 달러(약 2,8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였으며, AI 기반 운행 기술로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번 집계는 4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 동안 발표된 미국 소재 스타트업의 대형 투자 라운드를 중심으로 정리됐으며, AI, 에너지, 바이오, 보안, 핀테크 등 기술 기반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르게 투자금이 분산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 열풍이 지속되면서 AI 연료 수요와 주변 산업으로의 자금 유입도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